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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취재수첩]씨라도 뿌려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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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 천안주재 국장

[천안=충청일보 박상수기자]"밤에도 잠이 잘 오지 않을 정도입니다"

오동균 천안시 복지재단 초대 상임이사는 지난 13일 시청 로비에서 열린 복지재단 후원행사에서 "모금하기가 이 정도로 어렵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천안에는 시청축구단을 제외하고, 시 출연금과 모금으로 유지하는 재단이 천안사랑장학재단과 천안문화재단, 천안복지재단 등 3곳이 더 있다.

천안사랑장학재단은 올해 2억5000만 원을 모금해 그나마 선전했고, 지난 2012년 출범한 문화재단은 올해 2100만 원 모금에 그쳤다.

이는 시에서 주는 출연금이나 받고 그 돈으로 운영이나 하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3월 출범한 복지재단은 지난 한 해 전체 모금 목표액 30억 원 가운데 14억 원을 마련했고, 올해는 지난 11일 현재 8억7600만원의 현금과 1억8700만원 어치의 후원금품을 받았다.

복지재단 출범은 구본영 현 시장의 공약사항으로 추진돼 현직 프리미엄이 있어 모금이 쉽다고들 말한다.

성적 이 저조한 학생이 제 노력안하고 여건 탓하는 소리로 들린다.

복지재단 근무자 모두는 출범 이후 시민 1만 명으로부터 매월 정기후원을 받는다는 목표를 세워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후원금을 확보한다며 현장을 발로 뛰었다.

기업들을 찾아가 종사자가 내는 만큼 기업들이 같은 금액을 후원하는 '그랜드 매칭'운동을 펼쳤고, 심지어 올해의 경우 읍ㆍ면ㆍ동 지역을 찾아가 13개 지역에서 5000여 만 원을, 지난 13일 시청 로비행사에서는 6000여 만 원을 시민들로부터 후원 받았다.

최근에는 새마을남여지도회 같은 각종단체들을 찾아가 정기후원을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직시장의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복지재단 근무자들은 모두 세일즈맨이라는 의식을 갖고 현장을 뛰었고, 모금방법의 다양화를 머리로 찾아내고 발로 옮긴 결과, 재단 전체 모금목표액 30억 원의 80% 이상을 출범 2년 만에 달성해 타 재단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조직 내부의 의지가 강하고, 단결이 잘 돼 있어 "이제는 내가 그만두고 어떤 상임이사가 와도 모금을 위한 직원들의 정신자세와 훈련이 잘 돼있다"는 오 동균 상임이사의 말이 그동안 밤에 잠이 왜 잘 오지 않는다고 할 정도인가 그 열정을 알 수 있다.

'씨를 뿌린 자는 웃으며 단을 거두리라'는 성경말씀을 장학재단과 문화재단 관계자들은 마음 깊이 새겨 보고, 복지재단을 찾아가 벤치마킹이라도 해보길 권한다.

박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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