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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최순실 측 "미르·K 안종범·영재센터 장시호·승마지원 박원오가 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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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이경재 변호사 "25년 구형은 옥사하라는 얘기…기획된 국정농단 의혹 밝혀달라"]

머니투데이

최순실 씨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재판부는 전날 공판에서 최씨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의 사건을 최씨의 직권남용 등 사건과 병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 결심공판은 최씨와 안 전 수석, 신 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형이 모두 이뤄진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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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65)을 등에 업고 국정을 농단한 혐의로 기소된 최순실씨(61)에게 검찰이 징역 25년형을 구형했다. 최씨 측은 마지막까지 '기획된 국정농단 의혹'일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4일 열린 최씨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최씨에 징역 25년형과 벌금 1185억원, 77억9700여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검찰은 "최씨가 범행을 부인하면서 허위진술, 증거인멸 등 방법으로 사건의 실체 발견을 방해하는 등 법정형보다 낮은 형을 구형할 어떤 사정도 없다"며 재판부에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씨 측은 마지막까지 혐의를 부인했다. 특검과 검찰이 왜곡된 수사를 했다고 비난하며, JTBC의 태블릿PC는 최씨 소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경재 변호사는 최후 변론에서 "검찰의 25년 구형은 옥사하라는 얘기"라며 "이 사건은 기획된 국정농단 의혹 사건일 수 있다. 재판부가 이를 규명해달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미르·K스포츠재단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 주도로 설립된 것으로 피고인(최씨)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특히 재단 출연금 모금에는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 안 전 수석도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재단을 밖에서 지켜봐달라고 해서 운영에 도움을 주려고 했을 뿐"이라며 "최씨가 재단을 장악해 운영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고영태, 노승일 등의 책임전가식 진술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설립에 대해서는 조카인 장시호씨에게 책임을 미뤘다. 이 변호사는 "이는 장씨가 기획해 설립한 법인"이라며 "장씨가 도와달라고 해 도와줬을 뿐, 특정 기업을 압박해 지원을 끌어내라고 요청한 바가 없다. 박 전 대통령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한 적 없고 삼성그룹 관련자도 알지 못하고 접촉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으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을 받았다는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모해적 추리에 지나지 않는다"며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기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박 전 전무가) 비선실세 소문을 듣고 (최씨에게) 접근해 삼성에서 승마선수지원계획이 있고, 정유라도 당연히 자격이 된다며 (최씨를) 끌어들였다"며 "(박 전 전무가) 삼성 측에서 승마 지원에 적극 나서도록 최씨를 비선실세인양 설명하고 자신이 정씨의 보호자인 양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과 뇌물 공범으로 꾸미기 위해 경제공동체라고 했지만 (최씨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박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사적인 부분을 조력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40년 지기인 박 전 대통령을 통해 국정에 개입하고 대기업들을 압박해 각종 이권에 손을 댄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대기업 자금 774억원을 강제로 끌어모아 미르·K스포츠재단을 설립했다. 최씨는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문화·체육사업을 두 재단에게 몰아주고, 이 사업들을 자신이 설립한 플레이그라운드와 더블루K에 다시 넘기는 식으로 이득을 챙기려 했다.

차은택씨, 고영태씨 등 최씨의 핵심 측근들은 수족처럼 자기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차씨는 포스코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를 인수하라는 최씨 지시를 받고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컴투게더 대표를 겁박했다. 고씨 역시 최씨 지시로 대기업 수뇌부들과 접촉했다. 포스코, KT, GKL 등 기업들이 이런 방식으로 최씨로부터 이권을 내놓으라는 강요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안 전 수석을 시켜 최씨가 계획대로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물밑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나은행이 없던 본부장 자리를 새로 만들어 최씨의 '조력자'인 이상화씨를 승진시킨 것도 박 전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은 삼성그룹의 지원을 끌어내는 데 특히 집중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9월부터 이재용 부회장(49)을 독대해 현안 해결을 조건으로 최씨 지원을 약속받았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삼성 자금 204억원, 장시호씨(38) 회사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한 삼성 자금 16억원, 삼성이 정유라씨 승마훈련에 보태기로 약속한 213억원 전부를 뇌물로 봤다.

또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은 면세점 특허 재심사에서 탈락한 롯데·SK그룹을 상대로도 현안 해결을 약속하고 뇌물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는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비 명목으로 70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입금했다가 돌려받았다. SK도 89억 지원 요구를 받았으나 문제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요청을 거절했다. 이에 검찰은 신 회장에 대해선 뇌물공여 혐의가 성립한다고 보고 박 전 대통령, 최씨와 함께 기소했다.

최씨는 국가정보원장, 금융위원장 등 정부 요인들의 인사 문건 등 총 47건의 기밀 문건을 무단으로 넘겨받은 혐의도 있다. 이 역시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이외에도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회의에서 어떻게 발언할지까지 정해주는 등 국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보희 기자 tanbbang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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