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4 (금)

치유 한다며 女 가슴 만진 허경영, ‘성추행 범죄’ 성립 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아일보

민주공화당을 창당해 3차례 대선에 뛰어들었던 허경영 씨가 자신의 강연을 찾은 지지자들의 주요 신체 부위를 서슴없이 만지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을 빚었다.

TV조선 ‘탐사보도 세븐’의 13일 방송에 따르면 허 씨는 경기도 양주에 있는 ‘하늘궁’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상대로 강연과 ‘치유’ 등을 하며 살고 있다. 허 씨는 이곳에서 정기 행사를 여는데, 취재진이 찾아간 날에는 200여 명의 지지자가 모여있었다.

강연이 끝나고 사회자가 “이제 부터는 치료시간이다. 새로 오신 분들 먼저 치료하고 그 다음 분들 하시라”고 말하자 청중은 앞 다퉈 허 씨 앞으로 몰려들었다.

허 씨는 여자 남자 할것 없이 가슴과 중요한 부위를 거침없이 만지고 자신과 눈을 마주치게 했다. 에너지를 전달하는 일종의 치유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모습이 방송되자 시청자들은 “성추행으로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허 씨의 경우 제 3자가 신고해도 지금까지 알려진 상황 만으로는 처벌할 법적 명분이 없다.

2013년 6월 부터 성폭력 범죄에 대한 ‘친고죄’ 규정이 폐지돼 성추행범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더라도 처벌할 수 있게 돼 있으나 허 씨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형법 제 298조(강제추행)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성추행은 상대의 의사에 반해 강제(폭행 또는 협박)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신체 접촉을 말한다.

그러나 보도된 영상만으로는 허 씨의 행동이 강제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관계자는 “강제 추행 여부를 밝히기 위해 수사에 착수할 수 는 있으나, 조사결과 당사자들이 성적인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끼지 않았고, 또 거부감이 없었다거나 (당사자)부탁에 의해 (허씨의)행위가 이뤄졌다고 진술하면 무혐의로 결론날 것이다”고 설명했다.

보도와 관련해 허 씨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나는 여성과 남성에게 똑같이 해주고 있다. (신체 접촉이 있으면) 완벽하게 에너지 전달이 되는데 눈빛으로 하면 약하다”며 “앞으로는 여성들에게는 그렇게 안할 까 생각중이다”고 말했다.

지난 15·16·17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허 씨는 신혼부부에게 1억 원 지급, 출산시 3000만 원,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매월 70만 원 지원 등의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어 이름을 알렸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