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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전 세계 연말 테러 공포, 올해 더 높아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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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 잃은 IS, 적극 선동…'예루살렘 결정'도 악영향

각국 보안 강화…美, 유럽 여행객에 경보

뉴스1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한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순찰 중인 경찰들의 모습.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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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 기자 = 각국 주요 도시들이 연말을 앞두고 또다시 테러 공포에 떨고 있다.

성탄절과 신년 전야를 전후로 한 테러단체들의 공격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올해는 우려가 더욱 크다.

시리아·이라크에서 영토를 잃고 사분오열된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온라인에서 적극적으로 추종자들을 선동하고 있는데다, 최근 미국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로 인정한 것이 급진주의 이슬람 신도들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1일(현지시간) 용의자를 포함, 시민 3명 등 4명이 부상한 뉴욕 맨해튼 폭탄 테러는 이 같은 불안을 키우는 가늠자가 되고 있다. 방글라데시 태생의 용의자 아카예드 울라(27)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결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은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시장·광장 등을 중심으로 보안 병력을 증강하며 테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USA투데이는 중무장한 대(對)테러 요원과 폭발물 탐지견이 뉴욕 시내 곳곳에 배치됐다고 전했다. 국토안보부 고위 관료인 크리스토퍼 크렙스는 정부가 국내 테러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연말 동안 유럽 국가를 찾을 여행객들에게 경보를 내렸다. 국무부는 "급진주의자들은 관광 명소와 교통 허브, 시장·쇼핑몰과 지방정부 시설들을 (공격을) 실행 가능한 목표물로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2600여개 크리스마스 시장이 열리는 독일도 지난달 말부터 보안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해 베를린 테러 1주년을 일주일 앞둔 이날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크리스마스 시장을 직접 찾기도 했다.

테러단체들이 연말을 노리는 이유는 무방비 상태로 한 곳에 모인 시민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어서다. 이 시민들은 자동차나 폭발물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소프트 타깃' 테러의 목표물이 된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의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발생한 IS의 트럭 테러에서는 11명이 사망했다. 올 초 터키 이스탄불의 나이트클럽에서도 IS 추종자가 총기난사를 벌여 39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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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감시단체 SITE가 공개한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선전물.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앞으로 로마 바티칸의 모습이 펼쳐져 있다. (사진=SITE) © News1


연말을 틈탄 테러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날 모스크바 서부의 한 아파트를 급습해 연휴 기간 자살폭탄 공격을 모의하던 IS 대원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IS의 패퇴와 미국의 예루살렘 결정에 따른 세계 이슬람 신도들의 분노가 혼재돼 우려를 더하고 있다.

IS는 이전부터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 '외로운 늑대'들에게 서방국 공격을 선동해 왔지만, 물리적 영토를 잃은 뒤 '가상의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말이 가까워지자 뉴욕 타임스퀘어·로마 바티칸·파리 에펠탑·런던 리전트가(街) 등 명소를 공격하라는 메시지를 온라인에서 배포했다.

3대 종교 성지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미국의 결정은 이 같은 IS의 행보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의 결정에 반발한 급진 이슬람 신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된다.

국제사회와의 전투에서 패배한 뒤 갈 곳을 잃은 IS 외국인 대원들도 위험 요소다. 각국은 외국인 대원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테러를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한다. IS의 전성기던 2014년 이라크·시리아에 유입된 외국인 대원들은 3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알렉산더 보르트니코프 FSB 국장은 앞서 러시아 귀국을 시도하는 IS 자국민 대원들에 대한 경고를 내렸고, 게빈 윌리엄슨 영국 국방장관은 이들의 입국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영국은 자국민 800여명이 이라크·시리아에서 IS에 합류했고 270여명이 아직 중동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을 통한 테러 선동, 외국인 대원들의 테러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니콜라스 라스무센 미국 대테러센터 소장은 "(테러단체들은) 외국의 개인들을 직접 통제하고 명령을 내리는 대신 선동하는 식으로 새롭게 체계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수사국(FBI) 대테러 담당관 출신인 제프 링글은 "연말에는 항상 위협 경보가 있었다"며 소프트 타깃 테러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이어 "시민들이 연휴를 즐기기 위해서는 법 집행기관들이 정신을 단단히 차려야 한다"면서도 "그것이 늘 효과적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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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퀘어 인근 크리스마스 시장에 배치된 경찰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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