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금융지주사 회장들 '셀프 연임'에 최흥식 금감원장도 쓴소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2일 언론사 경제·금융부장 조찬 간담회

"경영승계 프로그램·사외이사 독립성 보장돼야"

"현직이 계속할 수 있는 구조…추가 검사 진행"

아시아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투데이 임초롱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에 이어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사진>도 금융지주사 회장들을 겨냥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금융지주사가 주인없는 회사다 보니 회장 1인 체제로 운영되면서 최고경영자(CEO)의 연임이 유리한 구조라는 지적이다. 금융당국 수장들의 질타가 연일 이어지면서 연말 연초 인사를 앞둔 금융권엔 긴장감이 감돈다.

13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마포구 소재 한 호텔에서 언론사 경제·금융부장 조찬간담회를 열고 “금융지주사들이 지배구조법에 의해 CEO 승계 방안을 운영하지만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어 앞으로 모든 금융지주사를 점검할 예정”이라며 “CEO 승계 프로그램의 경우 전반적으로 현직 지주사 회장의 압력으로 차기 회장 후보 추천에 문제가 있는 등 경영 승계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 금감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이틀 전 최 금융위원장이 출입기자단 송년 세미나에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 ‘주인’이 없기 때문”이라며 “대주주가 없다 보니 너무 현직이 자기가 계속할 수 있게 여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이은 것이다. 앞서 최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에도 “(금융지주사)CEO 스스로 (자신과) 가까운 분들로 CEO 선임권을 가진 이사회를 구성해 본인의 연임을 유리하게 짠다는 논란이 있다”며 ‘셀프 연임’을 꼬집은 바 있다.

최 금감원장도 이날 “보통 금융지주사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에 현 회장도 포함됐는데, 연임을 노리는 현 회장이 자기 자신을 추천하는 건 문제”라며 “또 사외이사 중심의 회장 후보 추천인이 구성돼야 하는데, 사외이사에 대한 후보 추천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고 있어 이번 검사땐 구체적 이행을 권고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수장들의 잇딴 작심 발언에 금융권에선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을 내놓는다. KB금융지주는 이미 윤종규 회장이 연임하면서 2기 경영에 돌입했지만 인선 과정에서 노조로부터 ‘셀프 연임’이라는 비난을 샀다. 하나금융지주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정태 회장이 3연임을 노리고 있어 역시 장기집권에 대한 반발이 상당하다. 이에 대해선 최 원장은 “특정 회사를 겨냥한 게 아니라 금융기업들 공통적으로 발견됐다”며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제대로 작동시켜 공정한 게임이 될 수 있도록 후계자 양성 방향과 사외이사의 독립성 등을 추가적으로 검사하겠다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전날 ‘금융감독·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 태스크포스(TF)’ 결과를 발표하고 금융지주사 이사회 등 지배구조의 적정성·리스크 관리·내부통제 등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점검하는 데 검사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당국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고 나선 건 법률과 시행령 제정으로 제도는 완비됐지만 실제 운영에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최 원장은 “금융지주사 후추위 등엔 후보군 형성·내부 후계자 양성 내용만 있지 전혀 후계자를 양성하고 있지 않다”며 “은행·증권·보험 등 경험이 있어야 하는데 후보들이 대부분 특정 분야에만 있다”고 했다. 이어 “CEO 승계 프로그램은 상시적으로 진행돼야 하며, 검사 결과에 대해 사외이사들에 설명하고 밖으로 공표할 것”이라며 “국장급 외부 채용도 적극 검토하고, 외국계은행도 현장 검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