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인터뷰 편집내용 보니]
北 미사일 능력 빠르게 고도화 등 북핵 관련 표현 상당수 사라져
'시진핑 평창 참석 검토'도 빠져
편집된 발언은 북핵 관련 대목에서 가장 많았다. 문 대통령의 발언 중 "북한과 같은 작고 경제적으로도 뒤처진 나라"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오게 하기 위해 가장 긴요한 것은 한·중의 긴밀한 협력"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 등의 표현이 모조리 빠졌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정말 빠른 속도로 고도화하고 있다" 등 상황의 엄중함을 강조한 표현도 사라졌다.
'3불(不)' 관련 문 대통령의 답변도 편집됐다. '3불을 이행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중국 시청자들 앞에 밝혀 달라'는 CCTV 앵커의 질문에 문 대통령은 "한국은 이미 사드에 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것은 결코 새로운 입장이 아니다. 과거부터 한국이 지켜왔던 입장"이라고 답했다. CCTV는 이 중 "그것은 결코 새로운 입장이 아니다"는 대목을 삭제했다. 3불이 한국 정부의 전향적 변화이자 중국이 거둔 외교적 성과임을 강조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해 "베트남 다낭에서 만났을 때 시진핑 주석께서 직접 참석하시는 것도 검토할 것이고, 본인이 참석하지 못할 경우 고위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고 한 문 대통령의 발언 중 시 주석의 직접 참석 검토 관련 발언도 삭제됐다.
중국의 협력을 부탁한 발언들도 통째로 편집됐다. 인터뷰의 방점이 한·중 우호보다 사드에 대한 다짐을 끌어내는 데 있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중국 매체들은 12일 '한·중 관계의 새 장을 연다'(신경보)와 '북핵 갈등을 풀 적기'(차이나데일리)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는 등 이번 방중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하지만 보도 내용 중엔 '한국이 3불을 약속했다'는 점이 빠지지 않았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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