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에 쓰러진 노인에 외투 벗어준 전농중 학생들

한 중학생이 강추위에 길에 쓰러진 노인에게 외투를 덮은 채 끌어 안고 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강추위에 길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노인에게 선뜻 외투를 벗어준 중학생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이날 아침 서울 동대문 답십리시장에서 있었던 훈훈한 장면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 학생들은 전농중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 의원에 따르면 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떨어졌던 이날 오전 8시께 답십리시장 골목에서 한 노인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마침 골목을 통해 등교 중이던 전농중 재학생들이 어르신을 보고 몸을 일으킨 뒤 자기가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어르신에게 덮어줬다. 체온이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 이 학생들은 이후 잠시 정신을 차린 어른에게 자택을 확인, 등에 업고 모신 것으로 전해졌다.

그림 2 민병두 의원 페이스북

민병두 의원 페이스북

민 의원은 “이 멋진 학생들의 모습을 지나가던 분이 찍었다. 이 학생들을 찾아서 칭찬하고 싶다”며 “무엇보다 중학교 1학년생이 ‘구조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게 신기하다”고 했다. 한파에 쓰러진 사람을 구조할 때는 부상자의 체온 유지가 가장 중요한데, 학생들이 정석대로 잘 대처해줬다는 판단에서다.

민 의원이 올린 사진과 글은 12일 오전 160회 넘게 공유되는 등 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누리꾼은 “우리 어른들이 본받아야 할 의로운 행동이며, 대한민국의 희망이자 미래인 학생들”이라고 칭찬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훌륭한 학생들 덕분에 내 마음도 따뜻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