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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中 '막무가내 정책' 또 좌절…베이징시 '간판 철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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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 난로 폐기' 유보 이어 두 번째 정책 철회

연합뉴스

베이징시의 간판 철거 정책으로 간판이 사라진 건물
홍콩 명보 캡처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베이징(北京)시가 무리하게 추진했던 '간판 철거' 정책이 시민들의 반발로 중단돼 '석탄 난로 폐기'에 이어 또 다시 정책 혼선을 빚었다고 홍콩 명보가 12일 보도했다.

명보에 따르면 차이치(蔡奇) 베이징 서기가 수도 베이징의 스카이라인을 '밝고 맑게' 만든다는 명분으로 지난달 말부터 건물 옥상에 부착된 간판을 모두 철거하는 정책을 밀어붙이자, 베이징 시내에서 1만4천여 개의 간판이 사라졌다.

하지만 건물 이름을 나타내는 간판이 모두 사라졌음에도 새 간판은 아직 설치되지 않아, 시민들이 특정 장소를 찾아갈 때 길을 잃고 헤매기 일쑤였다.

더구나 시내 간판을 모두 철거하면서 유일하게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글씨를 쓴 '중국인민해방군총의원'(301병원) 간판은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놔둬 "시민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전직 지도자만 신경 쓴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베이징시 하이뎬(海淀)구 도시관리위원회는 간판 철거를 잠정 중단하라는 긴급 공문을 발송했다.

잠정 중단의 이유로는 '겨울철에 바람이 세게 불고 건조해 간판 철거 중 사고와 화재 위험이 있다'는 것과 함께 '간판을 철거한 후 새 간판이 설치되지 않아 시민들이 건물을 식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들었다.

공문은 "간판을 철거할 때는 먼저 새 간판을 만든 후에 작업을 시작하고, 간판 철거와 새 간판 설치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며 간판 철거 정책의 재개 시점은 추후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시의 정책 철회에 중국 네티즌들은 비웃음을 금치 못했다.

한 네티즌은 "정부가 큰 칼을 들고 하층민 강제철거, 석탄 난로 폐기, 간판 철거 등을 숨돌릴 틈 없이 밀어붙이다가, 인제 와서 급히 정책을 바꾼다고 하니 도대체 머리가 있는 것이냐"고 분노했다.

중국 정부는 대기 오염원인 석탄 소비를 줄이고자 가정과 주요 기관의 석탄 난로를 모두 철거하고 가스 난방설비를 도입하려고 했으나, 난방설비 설치가 늦어지고 가스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가스 대란'이 벌어졌다.

일부 학교에서 햇볕이 들지 않는 교실 내 추위를 견디다 못해 운동장에서 수업하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정부는 가스 설비가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는 석탄 난로를 계속 써도 된다고 급히 허용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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