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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모래시계’ 실제 모델 “홍준표 칼 배달 사건, 완전히 날조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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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001년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한 여운환씨가 의원들의 질문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0년대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 조폭 두목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여운환(64)씨가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칼 배달 사건’은 “완전히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씨는 1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홍 대표가 그동안 주장해왔던 ‘조폭이 검사에게 칼을 보냈다’는 일명 ‘칼 배달 사건’은 “배달 사고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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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채널A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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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대표는 지난 4월 대선 당시 TV토론에 나와 “집으로 식칼이 배달돼오고 심지어 아들을 납치하겠다는 협박까지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지난 2001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91년 9월 추석 이틀 전 쌍칼을 받았다. 그 칼을 받고 나는 발끈했다. 용서하지 않겠다고”라며 조폭 여씨로부터협박 조로 칼 배달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여씨는“당시 저는 홍 대표와 한 아파트, 한 동에 같이 살았었다”며 “배달된 칼이라는 것이 독일산 핸켈 주방용 칼 세트”라고 주장했다. 당시 홍 대표와 같은 라인에 사는 이름이 비슷한 홍순표 주치의에게 선물했는데, 경비원이 잘못해서 홍 대표에게 명품 칼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후 경비원이 잘못 전달했다고 선물을 다시 찾아왔는데, 이 사건이 추후 홍 대표에 의해 ‘칼 배달 사건’으로 둔갑했다는 것이 여씨의 주장이다.

여씨는“홍 대표가 해프닝일 뿐인 칼 배달 사건을 언론에 흘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함께 출연한 하어영 한겨레21 기자는 “홍준표 검사가 여론 작업에 굉장히 능한 사람이었다. 여씨를 검사를 협박한 무시무시한 사람을 만들어 사건이 대대적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여씨는 지난 5일 1994년 징역형이 확정된 자신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23년 만에 재심을 청구했다.

여씨는 재심 청구 근거로 당시 유죄 증거로 사용된 박모 조직원에 대한 ‘공판기일 전 증인신문조서’가 1996년 ‘법관이 법정에서 직접 신문을 하기도 전에 이뤄진 증인 신문은 근거 없는 심증을 갖게 할 우려가 있다’며 위헌 결정이 내려지면서 증거로서 효력을 잃었다고 밝혔다.

여씨는 당시 광주지검 검사였던 홍 대표에 의해 호남지역 최대 폭력조직 ‘국제PJ파’ 두목 신분으로 기소됐다. 여씨는 조직폭력배 두목이 아닌 자금책 겸 고문 간부로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이후 이 일화는 드라마로 제작됐고 홍 대표는 ‘모래시계 검사’로 주목받았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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