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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일상톡톡 플러스] "시골가서 농사나 지을까?" 귀농·귀촌 진입장벽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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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농어촌 텃세 생각보다 심하다. 시골 인구 줄어든다고 걱정하면서 정작 외지인이 오면 은근히 배척한다"며 "이게 우리나라 귀촌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B씨는 "귀농해서 농사 짓는 것 못지 않게 어렵고 힘든 건 마을사람들의 따돌림"이라며 "자연재해 등 귀농 결코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C씨는 "귀농해 성공하려면 도심 직장생활보다 몇 배 더 부지런하게 일해야 한다"며 "시골 인심 좋다는 것도 이제 다 옛말인 것 같다"고 전했다.

D씨는 "도시에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간섭 안 받고 생활하다가 시골 사람들과 막역하게 어울리기 쉽지 않다"며 "도시에서 밀려난 사람은 시골 가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씨는 "뭐든 생각과 현실은 다르다. 특히 귀농 후 몇 년 동안 힘든 시기를 견뎌내야만 한다"며 "이 고비를 제대로 넘기지 못하면 시골에서 정착하는 게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귀농·귀촌인 100명 중 7명은 도시로 되돌아 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구축한 귀농·귀촌패널 1039명을 대상으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추적 조사해 역귀농·귀촌 실태 및 특성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귀농·귀촌인의 88.8%가 농촌에 정착해 계속 살고 있으며 6.8%만이 도시로 되돌아갔다.

그 이유는 '영농실패(43.5%)'가 가장 많았고 '일자리(17.4%)', '자녀교육(13.0%)', '건강(13.0%)' 순이었다.

다른 농촌으로 이주하는 2차 귀농·귀촌 비율은 4.3%로 대부분 '품목 변경', '농지 주변으로 이사', '농지 획득' 등 더 나은 영농여건을 찾아 이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귀농·귀촌인, 다른 농촌으로 2차 이주 시도하는 경향

귀농·귀촌인 연령대별 거주현황을 살펴보면 '40세 미만'의 젊은 귀농·귀촌인일수록 계속 거주(8.0%)나 도시로의 이주(5.4%)보다 다른 농촌으로의 이주(24.4%)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20~30대 귀농·귀촌인은 중·노년층과 달리 농촌정착에 어려움이 있어도 바로 도시로 돌아가기 보다는 다른 농촌으로의 2차 이주를 시도함으로써 농촌에 정착하려는 의지가 강함을 알 수 있다.

도시 출신의 귀농·귀촌인일수록 농촌에 정착(39.5%)해 살기보다는 다른 농촌으로의 이주(63.6%)나 도시로의 이주(55.1%)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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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농촌 출신은 농촌 정서를 알고 부모의 영농 기반을 승계해 정착이 수월한 반면, 도시 출신은 그러지 못한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추적조사 첫 해 귀농·귀촌에 대해 '매우 성공적'이거나 '성공적인 편'이라고 응답한 귀농·귀촌인일수록 도시로 이주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농촌 정서 파악, 영농 기반 유무 등이 성패 좌우하는 요인

이번 조사는 추적 조사가 가능한 귀농·귀촌패널을 활용, 역귀농·귀촌 규모와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역점을 뒀다.

기존에 발표됐던 역귀농·귀촌율은 조사마다 편차가 크고 수치가 다소 높게 나타나 귀농·귀촌하려는 사람들에게 농업·농촌의 진입 장벽이 높은 것으로 인식될 수도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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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은 "최근 귀농·귀촌가구의 증가와 사회적 관심에 비해 역귀농·귀촌에 대한 세밀한 추적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역귀농·귀촌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책대상을 설정하고, 영농여건 마련을 도울 수 있는 맞춤형 컨설팅이 제공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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