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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화성-15형 11일 만에 … 정부, 북 단체 20곳 개인 12명 독자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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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조치, 지난번엔 두 달 걸려

모두 미국 독자제재에 포함된 대상

실효 없지만 공조 강화 상징적 의미

방중 앞둔 문 대통령 압박 의지 표명

트럼프 “제재 통할지 몰라도 해보자”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플로리다주 펜서콜라에서 가진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는 연설에서 ’대북제재가 김정은에게 통할지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자“고 말했다. [플로리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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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에 대응해 정부가 독자제재를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북 독자제재로 두 번째며, 모두 미국의 제재 범위 내다.

외교부는 10일 북한 단체 20곳과 개인 12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해당 단체 및 개인들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 또는 제재 대상 품목 불법거래 등에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명단은 11일자 관보에 게재된다. 한국 기업이나 개인은 이들과 금융 거래 시 국내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제재 대상의 한국 내 자산 거래도 금지된다. 2010년 5·24 조치 이후 남북 간 경제적 교류는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에 실효적인 효과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특별한 실효적 가치가 없더라도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을 잘 이행하면서 불법자금 차단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국제사회가 함께 간다는 가시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9월 3일) 이후 첫 독자제재 발표(11월 6일)가 이뤄지기까지는 두 달 이상 걸렸다. 화성-15형 발사(11월 29일) 이후엔 11일 만에 독자제재가 나왔다. 제재 대상도 대폭 늘었다(개인 18명→단체 20곳, 개인 12명). 외교부 당국자는 “최근에 있었던 도발의 심각성을 감안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관계부처와 협의해 독자제재를 하자는 것이 정부가 정한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에는 지난 8일 독자제재 내용을 미리 설명했다고 한다.

제재 대상에는 북한의 대표적 대외 외화거래은행인 고려상업은행 등 금융기관과 조선남남협조회사 등 북한 인력의 해외 송출을 담당하는 기업이 포함됐다. 조선능라도선박회사 등 북한이 해운 제재 회피를 위해 악용하는 선박 회사도 명단에 올랐다.

제재 대상에 포함된 개인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활동 중인 북한 은행 지점 임직원들이었다. 주벨라루스 정찰총국 요원인 김수광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그는 유엔 기구인 세계식량기구(WFP) 파견을 근거로 이탈리아 로마에 거주하며 자신과 부모, 부인 명의까지 동원해 여러 계좌를 개설하고 북한의 WMD 자금 조달에 기여해 온 인물이다. <중앙일보 12월 2일자 6면>

하지만 첫 번째 독자제재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한국만의 새로운 제재 요소는 없었다. 모두 지난해와 올해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에 이미 포함된 기관 또는 인물들이다. 정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한·미 공조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미국이 정한 제재 대상을 중심으로 고려했다”며 “(우리의) 자체적인 검토 과정과 조사 절차가 필요한데 그 결과 이번 명단이 작성됐다”고 전했다. ‘미국이 지난달 대북 해운 제재 강화를 위해 제재했던 선박회사들을 이번 제재 대상에 포함한 게 미국 제재에 적극 동참한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정부로서는 지정할 수 있는 최대한의 리스트를 만든 것”이라고만 답했다.

정부의 제재 대상에는 중국과 러시아 등 제3국 기업이나 개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정부는 “우리 독자제재가 해당 북한 단체 및 개인과의 거래 위험성을 국내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환기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직전에 독자제재를 발표한 것은 타이밍상으로도 북한을 강하게 압박해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펜서콜라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 연설에서 “대북제재가 그(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통할지 나도 모르지만, 한번 해보자”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 누가 알겠는가. 용납할 수 없는 북한의 독재정권에 대한 최대의 압박전략 중 하나로 안보리가 역대 최고로 강경한 제재를 했으며 그 외에 다른 제재들도 많이 있다”고도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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