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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南·李 ‘KTX 무안공항 경유’ 설전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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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정책·버스 준공영제 이어 대립각 / 南지사 “국가 경제에 도움 안 돼” / 李시장 “지역 균형발전 필요” 반박 / 차기 도지사 후보군 ‘이전투구’에 / 경기도민 “비방보단 비전제시를”

세계일보

남경필 경기도지사(왼쪽), 이재명 성남시장


복지정책과 버스 준공영제로 날 선 비판을 이어가던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이번에는 국토 균형발전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경기도민들은 이들이 차기 경기도지사 후보군인 만큼 상대를 비방하기보다 경기도 발전을 위한 건전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발단은 정부가 KTX 무안국제공항 경유를 확정한 데 대한 남 지사의 비판 글이다. 남 지사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변화하는 세계 경제 패러다임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도시를 만들어 국가경쟁력을 견인토록 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다”며 “3000억짜리 무안국제공항 KTX 경유를 위해 1조3000억원을 투입한다고 한다. 이 엄청난 사업이 지금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까. 경제적으로 맞는 투자일까”라고 꼬집었다. “앞으로 1조3000억원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시장은 이에 8일 오후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서 “문재인정부가 거꾸로 간다고요? 버스업체 퍼주기로 ‘영생흑자기업’ 만드시는 남경필 지사님이 하실 말씀은 아닌 듯합니다”며 남 지사의 버스 준공영제를 빗대 비난했다. 이어 “지역 간 불평등 해소와 균형발전은 우리 시대 주요 과제로 지역거점 공항 활성화를 위해 고속철도를 무안공항으로 연장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 시장은 “경기도는 공적 책임담보 대책 없이 버스업체에 적자 보전과 영업이익 보장을 위해 매년 6000억원(경기도의 과소 추계일 뿐 시내버스까지 확대 시 매년 1조원 이상이 들 것)씩 들어갈 ‘엉터리 준공영제’를 졸속 시행하려 하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두 단체장의 설전은 주말인 9일에도 이어졌다. 이 시장이 ‘버스업체 퍼주기’라는 비난에 대해 남 지사가 다시 재반박하면서 두 사람 간 설전이 심화했다. 남 지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 시장님은 경기도 정책에 트집 잡는 것 말고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전략에 관해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까?”라고 공격했다. 남 지사는 전해철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을 언급하면서 “전 위원장님도 준공영제가 민주당의 ‘당론’이라며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진영과 정략에 기댄 의미 없는 논쟁은 그만하자”고 맞받았다.

이에 이 시장도 “정쟁은 남 지사가 하고 있다”고 이른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논리를 전개하며 재반박했다.

차기 경기도백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이들의 설전이 SNS상에서 끝없이 이어지자 도민들은 “언제까지 손가락질 싸움(SNS상 글 올리는 일)으로 시간을 허비할 생각이냐”며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처음엔 차기 도지사 자리를 놓고 벌이는 ‘알리기’ 차원으로 이해했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비난전에 식상함을 넘어 도백 자격에 대한 의심이 든다”며 “경기도 발전을 위한 미래 비전 제시 등 정책 대결을 펼쳐야 하는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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