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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사설] 말만 무성한 기업 구조조정 이젠 성과로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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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어제 김동연 경제부총리 주재로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기업 구조조정 추진 방향을 밝혔다. 시장 중심의 상시적 구조조정을 위해 내년 상반기 중 1조원 규모의 공공·민간 매칭펀드를 조성하고,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조정은 금융과 산업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하며, 부실 징후가 나타나기 전에 미리 위험 요인을 분석해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산업진단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수주가 급감한 조선업에 대해서는 내년 초 혁신성장 방안이라는 걸 내놓겠다고 했다. 경영 위기에 처한 STX조선과 성동조선은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7개월이 지나서야 관련 부처에서 구조조정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말만 무성할 뿐 이렇다 할 실적은 없다. 금융당국은 해마다 하는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올해 대기업 25곳과 중소기업 176곳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정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권 교체기 기업 구조조정은 지지부진하다.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에도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30%나 되지만 좀비기업 퇴출은 너무 더디다. 정부와 국책은행은 '시장 중심' 구조조정을 내세우며 부실기업 수술에 팔을 걷어붙이지 않으려 한다. 업황이 살아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 갖고 시간을 끌거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과 지역사회 눈치를 보며 부실기업 퇴출을 미루려는 심리도 엿보인다. 혁신적인 기업의 진입과 좀비기업 퇴출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 한국 경제는 성장의 활력을 되찾을 수 없다.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는 터라 기업 구조조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기업 구조조정에서 백 마디 말보다 중요한 건 확실한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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