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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4선 하겠다는 차르 푸틴, 당선되면 대통령직만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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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량급 라이벌 없어 재집권 유력

총리 재임까지 합치면 24년간 권좌

‘스탈린 29년’ 이은 2번째 장기집권

“선수들 원하면 참가 막지 않겠다”

평창 올림픽 보이콧하지 않기로

중앙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차기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북부 산업 도시인 니즈니노브고로드의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다. 푸틴은 또 ’평창 동계올림픽에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을 막지 않겠다“고 말했다. [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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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65)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내년 3월 대선에 도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6년 임기의 대권에 네번째로 도전하는 것이다.

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 국가 선수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한 것과 관련,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것까지 막으며 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되면 2024년까지 총 24년간 장기집권을 하게 된다. 29년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지내며 러시아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권좌를 차지한 이오시프 스탈린(1922~53 재위)의 뒤를 잇는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북부 산업 도시인 니즈니 노브 고로드의 자동차 공장에서 TV 생방송으로 이를 발표했다. 사전에 연출된 듯한 장면이었다. 푸틴 대통령에게 질문하기 위해 무대에 올라온 노동자는 “오늘 이곳에서 모두가 예외 없이 당신을 지지합니다. 우리한테 선물을 주세요. 결정을 발표해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불과 몇 시간 전 자원봉사 청소년을 위한 전국 포럼에서 생방송으로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 푸틴 대통령은 “아직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환호성을 배경으로 푸틴 대통령은 “이걸 발표하기 더 좋은 장소와 기회는 없다”면서 “나는 러시아 연방 대통령직을 향해 달리겠다”고 선언했다. 자신의 지지 기반인 노동자들 앞에서 출마 선언을 한 것이다.

중량감 있는 도전자들이 없는 상황에서 대중적 인기가 높은 푸틴 대통령의 4선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1991년 옛소련 붕괴 이후 극심한 정치 불안정과 경제 추락을 경험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2000년 대통령직을 맡은 이후 8년간 원유 가격 상승에 힘입어 경제가 호전되고 가계 소득이 증가했다. 2014년 유가와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지난 몇 년간 상황이 나빠지긴 했지만 푸틴 대통령 개인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최대 라이벌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1)는 일찌감치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나 과거 지방정부 고문 재직 시절 횡령 사건에 대한 유죄판결로 출마가 막힌 상황이다. 나발니는 집행유예 상태이므로 출마가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크레믈린궁은 출마 금지를 결정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전날 IOC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조직적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국가 선수단의 평창 올림픽 출전을 금지하고 개인 자격 출전만 허용하는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서다. 그는 IOC의 결정에 대해 “이 모든 것은 전적으로 조작되고 정치적 동기에서 내려진 결정으로 보인다”면서도 “우리 선수들이 원할 경우 개인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러시아 체육계 인사 및 정치인들은 러시아를 모욕하는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올림픽 출전 자체를 전면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평생 올림픽을 준비해온 선수들을 위해 개인 자격 참가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았다.

푸틴 대통령은 “‘올림픽 회의’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에 달려있지만, 다시 한번 말하건대 러시아는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려는 선수들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OC 결정에 대한 일부 책임을 받아들이지만 도핑 규정 위반으로 올림픽 출전이 금지된 선수들에 대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오는 12일 올림픽 출전 후보 선수들과 코치, 개별 종목 협회 대표 등이 참석하는 ‘올림픽 회의’를 열고 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집권 이력
● 1998년 KGB 후신인 연방보안국(FSB) 국장

● 99년 8월 보리스 옐친 대통령에 의해 제6대 총리에 지명

● 99년 12월 옐친 대통령 사임으로 대통령 권한 대행에 오름

● 2000년 5월 제3대 대통령 취임(집권 1기, 득표율 53.4%)

● 2004년 5월 제4대 대통령 취임(집권 2기, 득표율 71.3%)

● 2008년 5월 제10대 총리에 지명(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정권): 러시아 헌법상 3연임 대통령 불가

● 2012년 5월 제6대 대통령 취임(집권 3기, 득표율 63.6%)

● 2017년 12월7일 제7대 대선(2018년 3월 예정) 출마 선언



이경희·문병주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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