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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러 인사 접촉, 쿠슈너가 지시”… 트럼프 겨눈 특검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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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린 前 백악관 보좌관 공판 출석 / “인수위 고위급이 접촉 주문” 진술 / 언론들 일제히 “쿠슈너, 지칭한 것” / “트럼프가 지시” 보도한 ABC방송 / 하루 만에 “편집과정 오보” 사과도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미국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절정을 향하고 있다. 특검팀의 칼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하며 그의 숨통을 조이는 형국이다. 언론사들의 특종 경쟁도 가열되면서 미국의 3대 공중파방송 중 하나인 ABC가 오보를 내고 사과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NBC, CNN방송 등은 지난 1일(현지시간)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인 12월22일 마이클 플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러시아 등 외국 정부 관리들을 만나라고 지시한 ‘대통령직 인수위 고위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스캔들의 몸통으로 지목된 플린은 이날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기소됐다. 플린은 공판에서 “인수위 고위관계자가 러시아 정부 관계자를 접촉하라고 주문했다”고 진술했는데, 그 고위관계자가 다름 아닌 쿠슈너였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신 인사가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돼 기소된 것은 처음인 데다 핵심 참모 출신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내통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가 될지도 모를 진술을 처음으로 내놓음에 따라 정치적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유대인인 쿠슈너는 작년 12월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서안 지역에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막으려고 전방위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세계일보

마이클 플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법원에 도착하고 있다.워싱턴=AP연합뉴스


쿠슈너 연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특검의 수사가 새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트위터에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할지어다”란 구약성경 구절을 올렸다.

한편 ABC방송의 브라이언 로스 기자는 1일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 선거캠프에서 일하던 플린에게 직접 러시아 측과 접촉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로스 기자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일 때가 아니라 당선인 신분일 때 플린에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투, 시리아 내전 등의 이슈를 가지고 러시아 측과 접촉하라고 지시했다고 수정했으나 방송국은 곧바로 그 내용을 고치지 않았다가 저녁이 돼서야 수정했다. 잘못된 내용의 리포트는 계속 방송 전파를 탔다.

ABC는 하루 지나서야 “로스 기자의 리포트가 온전하게 기본적인 편집 과정을 거치지 않았으며 그 결과 오보가 났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는 트위터에서 “ABC는 여론을 호도하는 충격적인 보도가 허위임을 안 뒤 뒤늦게 정정했다”고 비난했다.

이상혁 선임기자 nex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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