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9 (수)

[기준금리 전격인상]저금리시대 ‘끝’…77개월만에 기준금리 0.25%p 인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은, 1.25%→1.5% 전격인상

美 추가금리인상에 선제대응

우리경제 부채축소 국면돌입

취약차주·한계기업 부실우려


한국은행이 6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에 앞선 선제대응이다. 한국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레버리지(leverage) 경제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디레버리징(de-leveraging, 부채 축소) 국면에 들어섰다. 취약차주와 한계기업 등 약한 고리들의 부실화 우려가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30일 서울 중구 한은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1.5%로 인상했다. 한의 금리인상은 2011년 6월 3%에서 3.25%로 인상한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지난 해 6월 이후 유지된 초저금리 시대도 마감됐다.

한은이 금리 인상을 결심한 것은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한데다 금리 인상을 감내할 정도로 탄탄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구(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2%로 예상했고, 내년 역시 3%대의 경제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 3%의 성장률을 전망했던 한은도 조만간 성장 전망치를 상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한은의 걱정거리였던 내수도 개선 조짐이 뚜렷하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ㆍ112.3)가 6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을 만큼 소비심리가 개선됐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유커’ 유입이 재개되면 지금보다 내수가 더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관련기사 2·3·22면



1%대에서 맴돌던 물가 역시 청신호를 켠 상태다. 한은은 2%를 기준으로 물가를 관리하는 물가안정목표제를 운영 중이다. 그간 근원물가지수가 1%대 중반에 머물며 저물가에 대한 우려가 높았지만, 내수 회복으로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면 연말께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구상이다. 다만 최근 환율 급락세로 수입 물가가 하락할 수 있지만, 원유 가격의 상승으로 이마저 다소 보완이 된다는 설명이다.

가계부채 우려도 다소 완화된 상태다. 3분기 가계신용은 1400조원을 돌파하긴 했지만, 증가율 측면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5% 늘어나는데 그쳤다. 2015년 2분기 이후 2년 여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이다. 한은이 금리 인상을 하고,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게 되면 가계부채 증가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반면 미국이 12월 금리인상을 앞두고 있는데다 내년 3차례 추가 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은이 이번에 선제적 금리인상은 자본유출 우려를 완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다만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인 취약차주와 고위험가구, 한계기업 등의 부실화 우려는 커졌다. 한은에 따르면,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저신용자(7~10등급)이나 저소득자(소득 하위 30%)인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는 80조4000억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2금융권(67.3%)에서 대출을 받았다. 금리 인상에 취약하다. 이밖에 금리 인상으로 최근 급락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줘 수출기업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부실 위험이 큰 가계들의 채무 조정 및 회생제도 확충은 물론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채산성 악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