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9 (수)

바닥 기는 환율에 음식료·여행株 ‘기대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100원을 밑돌며 원화 강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환율 하락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음식료·여행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개선 조짐을 보이는 한·중 관계 역시 이들 업종의 전망을 밝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조선비즈

여성 소비자가 마트 매대에서 CJ제일제당 제품을 고르고 있다. / CJ제일제당 제공



◆ 원재료 수입 부담 줄어…CJ제일제당·대상 등 주목

30일 오전 10시 55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5.00원(0.46%) 오른 108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만 놓고 보면 오름세지만, 전날(29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7.6원 하락한 1076.8원까지 내려갔다. 1072.4원을 기록한 2015년 4월 30일 이후 2년 반 만에 최저치다. 1200원을 웃돌던 올해 초와 비교하면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음식료 업종이 원화 강세 때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당(原糖)·곡물 등 원재료를 수입해 쓰는 기업이 많은데, 환율이 떨어지면 원재료를 더 싼값에 들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매출원가율이 높은 소재 산업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CJ제일제당, 대상, 롯데칠성(005300)등을 대표적인 종목으로 꼽았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중 CJ제일제당(097950)을 추천하며 “환율이 1% 하락할 때 순이익은 1%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대상(001680)의 목표주가를 3만원에서 3만2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재부문의 경우 원당 원가 부담이 낮아지는 구간에 진입해 라이신의 마진 하락 가능성도 줄어들었다”며 “2018년 안정적인 성장 흐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IBK투자증권은 오뚜기(007310)를 주목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입원가가 줄고 가정간편식(HMR) 등 제품 판매량이 늘면서 원가 효율이 개선될 것”이라며 “2018년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25.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오뚜기의 목표주가를 95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조선비즈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변동 추이 / 네이버금융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환전 부담 덜고 비행기 타는 여행객들

환율이 떨어지면 외국으로 나가는 한국인 여행객의 환전 부담이 줄어든다. 원화 강세 시기에 음식료주와 함께 여행주가 주목받는 이유다.

여행 업종 대표주인 하나투어(039130)는 환율이 1200원을 웃돌던 올해 초 주가가 6만원 초반대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10만7000원(11월 30일 오전 10시 55분 기준)까지 올라갔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2017년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과 중국의 경기 회복이 맞물리면서 위안화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위안화 강세가 출국하는 중국인 수를 증가시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손 연구원은 “중국과의 갈등이 완화 국면에 들어선 한국 입장에선 긍정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최근 나타나는 원화 강세가 2017년 크게 증가한 해외여행 수요의 추가 성장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며 하나투어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6만원으로 끌어올렸다.

하나금융투자도 “원화 강세에 따른 견고한 여행 수요가 예상된다”며 모두투어(080160)의 목표주가를 3만80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중 관계 해소에 따른 모두스테이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며 “모두투어의 중국 매출 비중은 하나투어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인천공항 입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 “환율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적어”

사실 원화 강세가 음식료·여행 업종에는 호재이지만 자동차나 IT(정보기술) 같은 수출 기업에는 악재다. 양날의 칼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환율 하락 압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기간의 원화가치 절상폭은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가파른 편”이라며 “최근 원화 강세를 촉발시킨 재료들이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환율 부담이 더 깊어지진 않을 듯하다”고 분석했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도 “12월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트럼프 감세안도 연내 통과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달러의 추가 약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이후 환율의 일부 되돌림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30일 오전 올해 마지막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간내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매파적 발언만 부각되지 않는다면 원화 강세 압력은 완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