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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숨진 ‘국정원 변호사’ 휴대폰 “모르는 사람이 받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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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4일 서초동 민변에서 고 정치호 변호사 사망사건 진상조사 요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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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댓글 수사'를 방해한 의혹을 받아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던 중 숨진 채 발견된 국정원 소속 정치호 변호사 유족이 사망 경위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 변호사의 사망 사건은 이미 부검까지 진행된 사안이다.

유족과 변호인단은 2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 경위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유족 측은 이날 이른바 '5대 의혹'을 들어 정 변호사의 죽음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정 변호사는 번개탄을 피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그 전에 주문진으로 가는 길에서 바다에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족 측은 해당 바다의 수심이 1.5m에 불과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사람이 뛰어내릴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자살 시도가 아닌 자살을 위장한 행동이 아니었나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또 변호인단은 정 변호사가 평소 사용하던 휴대전화 3대 중 2대가 사라진 점도 의혹으로 꼽았다. 사망 소식을 접한 유족이 전화를 했더니 모르는 사람이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변호인단은 "사망 소식을 접한 유족이 전화하니 모르는 사람이 받아 '정 변호사의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고, 지금은 전원이 꺼져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또 이날 변호인단은 정 변호사가 사망한 현장이 너무 깨끗하다는 점도 의문점이라고 주장했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할 때 사람이 몹시 큰 고통을 느낀다고 하는데, 그런데도 정 변호사의 사망 현장에는 따지 않은 소주병 등이 그대로 있는 등 정돈돼 있었다는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누군가) 수사를 방해하려는 목적 아니었는지 강한 의문이 든다"며 "부검 결과 정씨의 칼륨 농도가 정상보다 상당히 높은 수치로 나타났는데 이는 사망 이전에 다른 어떤 요인이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사망 현장에서 누군가 서류를 담는 보자기를 가위로 자른 흔적 등이 발견된 점 등도 의혹으로 제시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는 중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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