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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잠 설쳐가며 서로 밀치던…美 블프 풍경 이제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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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온라인쇼핑, 처음으로 오프라인 이용자 넘을듯

뉴스1

블랙프라이데이 쇼핑행사를 맞아 미국 최대 전자제품 업체 베스트바이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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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미국에서 추수감사절(11월 넷째주 목요일) 다음 날을 일컫는 블랙프라이데이.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을 지난 금요일 자정부터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된다. 유통업체들이 일제히 대형 할인행사에 나서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벽잠까지 설쳐가며 대형 백화점이나 상점 앞에 이어지던 긴 줄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

미국인들이 오프라인 상점보다 온라인을 통한 쇼핑을 선호하게 되면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풍습도 변하고 있는 것. 올해 미국에선 온라인 쇼핑으로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 수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쇼핑객 수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블랙프라이데이는 한 해를 통틀어 미국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쇼핑 데이'다. 쇼핑몰이나 대형 상점들은 이날 하루, 나머지 364일 동안 볼수 없었던 대대적인 세일을 진행한다. 자정부터 여는 상점에 조금라도 빨리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은 초저녁부터 나와 줄을 서기도 했다.

타겟이나 메이시, 베스트바이 등 미국의 대형 상점들은 여전히 추수감사절 저녁부터 다음날까지 밤새 문을 열어놓기는 하지만 소비자들은 더 이상 블랙프라이데이만 기다렸다가 상점으로 뛰쳐갈 이유가 없다. 온라인 웹사이트에서 추수감사절이 되기 전부터 세일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어도비애널리틱스 자료를 토대로 이번 휴가기간, 미국의 온라인 쇼핑 지출 규모가 처음으로 1000억달러(약 108조38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추수감사절 당일인 23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미국인들이 온라인 쇼핑에 쓴 금액은 전년 대비 17%가 상승한 15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마크 코언 컬럼비아대 교수는 "블랙프라이데이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소매업자들은 이미 (추수감사절) 몇 주 전부터 할인을 하고 있는데 굳이 블랙프라이데이에 쇼핑을 할 이유는 없다"며 "(블랙프라이데이에 볼 수 있었던) 긴박감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더 좋은 제품을 싸게 얻기 위한 사람들의 경쟁이 줄어들면서 긴박감은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전통까지 모두 옛말이 되어버린 것은 아니다.

워싱턴DC에 사는 에보니 헨리는 "사람들을 보는게 너무 좋다"며 "할인하는 물건이 많이 없다 해도 그냥 이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헨리에 따르면 올해 쇼핑몰은 예년에 비해 한적하고 사람이 없는 편이었다. 상점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끼리 서로 밀치는 일도 없었고 비교적 질서정연하게 쇼핑을 하는 모습이었다. 헨리는 "우리 가족들도 내가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을) 좋아한다는 걸 안다. 매해 추수감사절마다 꼭 쇼핑을 와야 한다"고 말했다.
l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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