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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남대문서 시작 나드리, 英여왕 결혼 70주년 기념 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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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240쪽 사진집에 비중있게 실려 "한땀한땀 정성… 왕실정신 부합"

조선일보

33년 전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좌판 하나 놓고 시작한 패션 주얼리 브랜드 '나드리(NADRI)'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의 결혼 70주년 컬렉션에 선정돼 기념 사진집〈사진〉에 실린 사실이 22일(현지 시각) 확인됐다.

1947년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필립공 부부는 결혼 당시부터 최근까지 70년을 시대별로 정리한 양장판 사진집(240쪽)을 지난 20일 발간했다. 나드리는 이 사진집 후반부에 게재된 '플래티넘 컬렉션' 5개 브랜드 중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나드리는 '왕실에 어울리는(Fit for royalty)'이라는 제목으로 '2000년 전 신라 왕조의 섬세한 왕관을 만들어낸 황금 세공 장인들의 명성이 한 한국인에게 이어져 나드리라는 주얼리 왕국을 세우게 했다'고 소개됐다.

조선일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결혼 70주년 컬렉션으로 선정돼 기념 사진집에 실린 패션 주얼리 브랜드 ‘나드리(NADRI)’의 목걸이와 귀걸이 세트. 준보석(gemstone), 큐빅 등을 섬세한 세공술로 가공했다. /김덕한 특파원


나드리는 다이아몬드, 순금 등 고가의 보석을 쓰는 '파인(fine) 주얼리'가 아니라 14K 금, 은, 준보석(gemstone), 큐빅 등을 세공해 만드는 '패션 주얼리' 브랜드로 수만원대의 제품이 대부분이다. 이런 브랜드가 영국 왕관에 들어가는 다이아몬드 세공을 맡았던 인도의 '코히누어', 에스토니아에서 시작한 최고급 스피커 업체 '에스텔론' 같은 럭셔리 브랜드들과 함께 영국 왕실 기념 컬렉션에 선정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집 제작을 맡은 영국 기획사 세인트제임스하우스는 "섬세한 디자인과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한 디테일이 영국 왕실의 정신과 부합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1947년 화려한 크리스털과 1000개의 진주로 장식된 순백의 실크 드레스를 입고 하객 2000명 앞에서 호화 결혼식을 올렸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는 이번 결혼 70주년 때는 공식 행사 없이 왕실 가족 만찬만 가졌다.

나드리는 통영수산고등전문학교를 졸업하고 해기사(海技士)로 일했던 최영태(61) 회장이 1984년 설립했다. 그는 경주박물관에서 본 신라 장신구의 섬세한 매력에 매료돼 주얼리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1997년에는 세계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미국 뉴욕으로 본사를 옮겼다. 지금은 미 전역에 3800여 개 매장을 갖고 있는 미국 내 1위 패션 주얼리 브랜드로 성장했다.

[뉴욕=김덕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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