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차르’ 루웨이 비위, 판결 전 이례적 공개
“시진핑 정적 제거용 조사” 비판 대응도
앞으로 중국 사정 당국은 고위 인사의 비위 문제에서 기율위 조사나 사법 처리뿐만 아니라 사실을 적극 공개하는 여론전도 병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 1기에 반부패 드라이브를 걸면서 고위 공직자 처벌을 정적(政敵) 견제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왔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기율위는 루 부부장에 대한 조사는 올해 기율위 중앙순시조가 3월 6일∼4월 6일 순시 때 적발한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22일 평론에서 소개했다. 비위 내용으로는 △시진핑의 주요 지시 사항에 대한 실천이 제때 이뤄지지 않은 점 △정치적 책임감 부족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의 주요 정책에 대한 실천 부족 등이 포함됐다. 또 ‘소규모 모임’ 문제와 청렴의식 부족 등도 거론됐다. 루 부부장은 2014년 5월∼2016년 6월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 겸 중앙선전부 부부장을 지내며 사이버 검열을 주도해 ‘인터넷 차르’로 불렸다.
홍콩 밍(明)보는 23일 그가 조사를 받은 데는 시 주석을 기만하고 분노케 한 것도 작용했다고 전했다. 2014년 11월 시 주석이 참가한 가운데 저장(浙江)성 우전(烏鎭)에서 열린 제1회 ‘세계인터넷대회’를 그는 “세계 각국에서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대회 참석자들이 중국인 해외 유학생이나 중국 내 외국인이 대부분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10월 열린 문화행사인 ‘문예공작좌담회’에서는 그가 인터넷 작가 두 명을 추천해 시 주석이 직접 칭찬을 했다. 하지만 이후 두 사람은 실력이 떨어지고 평판도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3월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정부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우제(無界)신문’에는 ‘충성 공산당원’이라고 밝힌 인물이 시 주석의 퇴진을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됐다. 중앙선전부는 이 소동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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