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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송영무 “김관진 석방 참 다행” 말했다 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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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소회가 어떠냐” 묻자 답변

민주당 발끈, 박지원도 “소신이냐”

송 장관 “동시대 군인이라 말한 것

적절한 표현은 아니었다” 물러서

중앙일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관진 전 장관 석방에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동시대에 일한 군인으로서 ’다행이다“고 답했다가 여당 의원 등의 질타를 받았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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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다행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3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의 석방을 두고 이처럼 말했다.

송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에 출석해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으로부터 “김 전 장관이 석방된 것에 대한 소회가 어떠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김 전 장관의 구속적부심사 신청을 받아들여 김 전 장관의 석방을 결정했다. “김 전 장관의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 등을 들면서다.

송 장관은 “평생을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조금 과오가 있다고 해서 정말 큰 죄를 지은 사람처럼 하는 사회 분위기가 개탄스럽지 않으냐”(윤상직 한국당 의원)는 질의에는 “법 공부를 안 한 사람으로서 법리적인 것은 말씀드리기가 그렇다”며 말을 아꼈다.

이 같은 답변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들고 일어났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다행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 안보 위기에 대한민국 안보수장으로서 적어도 국방안보 정책에 대해 인간적으로 접근하셔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도 “아무리 선배건 동료건 석방되니 다행이다 하는 것은 국민 정서와 어긋난다”며 “그건 소신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송 장관이 한발 물러섰다. 그는 “김진태 의원이 소회를 묻기에 여러 가지 안타깝지만 같은 군인이고 동시대 같은 사무실에서 같이 일을 했던 사람이어서 (석방돼) 좀 다행이라는 소회를 말했다”며 “적절한 표현은 아니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이에 김진태 의원이 송 장관을 감쌌다. 김 의원은 “국방부 장관은 좀 사람 냄새가 풍기는 것 같아서 좀 훈훈한 느낌을 늘 가지고 있다”며 “너무 좀 매정스러운 것 같다”고 했다.

야당이 송 장관을 감싸고, 여당이 비판하는 일은 이전에도 있었다. 송 장관은 지난 9월 국방위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를 두고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것 같은 느낌이지, 안보특보라든가 정책특보가 아닌 것 같아서 개탄스럽다”고 했다가 청와대로부터 주의를 받았을 때도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

이날 법사위 안팎에선 김관진 전 장관의 석방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야당에선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반겼으나 여당에선 “납득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권의 가혹함에 법원이 제동을 건 것이다. 법원이 국민을 대신해 노병을 옥죄던 포승줄과 수갑을 풀어주었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법원이 앞으로도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독립돼 법관의 양심과 법률과 헌법에 따라서 계속 판단하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김 전 장관의 석방 결정은 법원의 신중한 판단이 전제됐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군 사이버 사령부가 댓글 조작을 통해 국내 정치에 관여한 일의 엄중함을 충분히 고려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속 11일 만에 사정 변경이 없는데도 적부심에서 풀려난 것은 이례적”이라며 “영장의 기본적 신뢰성이 손상되는 판결”이란 말도 했다.

유성운·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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