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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중기·벤처 ‘HIM`으로 무장해 강소기업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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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TV '혁신성장포럼' 중소벤처 성공위한 6대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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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TV 주최 제5회 혁신성장포럼에서 중소·벤처 기업 관계자들이 사람을 존중해 혁신성장의 몰입도를 높이는 `휴머노믹스` 실현 방안을 제시한 이정희 한국중소기업학회장(오른쪽)과 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부회장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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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인 제니퍼소프트는 온라인상에서 '꿈의 직장'이라 불린다. 초봉 3000만원으로 중소기업으로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 수준에다 연간 20일 휴가 보장, 입사 5년 후에는 2주간 해외 가족여행, 10년 장기 근속자에게는 두 달의 유급 안식월을 제공한다. 뛰어난 근무 환경으로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23일 서울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TV 주최 제5회 혁신성장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중소·벤처 기업들이 혁신성장에 나서기 위해서는 사람을 존중해 몰입도를 높이는 '휴머노믹스'를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들이 중소·벤처 기업 취직을 꺼리고, 미국·독일·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노동생산성이 낮은 상황에서 혁신성장의 출발점은 결국 '사람'이라는 이유에서다.

'중소벤처 휴머노믹스-성공의 길 HIM'이라는 주제로 공동발표한 이정희 한국중소기업학회장(중앙대 교수)과 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부회장은 휴머노믹스의 핵심으로 'HIM'을 꼽았다. 'HIM'은 사람을 의미하는 휴먼(Human)과 혁신적인 솔루션(Innovation), 폭넓은 배후시장(Market)의 약자다. 이 교수는 "최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장 선택 요인을 조사했더니 임금보다 근무 환경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면서 "중소·벤처 기업들이 청년들에게 일할 수 있는 동기와 미래 비전, 인재에 대한 투자, 좋은 기업 문화와 근무 환경을 제공한다면 혁신의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재에 목마른 중소·벤처 기업들에 미국 내 최대 정유회사인 엑손모빌의 사례를 들며, 외부의 인적 역량과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라는 제안도 나왔다. 엑손모빌은 1989년 유조선이 알래스카에서 좌초되면서 엄청난 기름이 바다에 쏟아졌다. 기름 제거를 위해 막대한 인력과 자본을 투입했지만 17년간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모두가 포기할 때쯤인 2006년 포상금 2만달러를 내걸고 외부에서 아이디어를 구하자 불과 석 달 만에 미국 남부의 시멘트 회사 엔지니어가 시멘트 사용 기술을 응용하자고 제안했고 기름을 쉽게 녹일 수 있었다는 것. 김 부회장은 "디지털 시대는 내부 혁신 역량을 키우되 부족한 것은 외부 힘을 활용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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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회장은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 음식 배달 업체 딜리버루 등이 수만 명에게 일자리를 연계해주면서도 직접 고용하지 않는 점을 사례로 들며 "다양하게 노동력을 구하는 플랫폼이 늘어나고 있고, 이것이 바로 요즘 각광받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휴머노믹스 시대를 맞아 중소·벤처 기업 육성 방안으로 6가지의 정책적 제안도 내놨다. 이 교수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벤처 기업 관련 사업을 총괄하면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 위해 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부회장은 "대기업의 기술탈취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 기업을 위해 특허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이전하라"는 파격적인 제안도 내놨다. 특히 △수출 중소기업 서비스 기관으로 KOTRA의 재탄생 △중소·벤처 기업의 해외 시장 개척을 도울 청년전사 10만명 양성 △산학 협력에 따른 인턴제 도입 등 대학 개혁 △'HIM' 확산 운동 적극 전개 등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오늘 포럼의 목표는 '중소·벤처를 제대로 육성하고 젊은 인력 에너지를 뜨겁게 분출시켜보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데 있다"면서 "새 정부에서 사람 중심 경제성장을 외치고 있는데, 역동적이고 훌륭한 중소벤처인이 많이 탄생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은 "중소·벤처 기업이 혁신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주고 지원은 하되 간섭은 덜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포럼에는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김민석 민주연구원장, 안건준 한국벤처기업협회장,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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