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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모바일쇼핑, 이젠 `보이스` 기술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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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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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만다예요. 원하는 상품을 말해 보세요."

롯데닷컴 모바일 앱에서 초록색 말풍선 모양을 클릭하니 여성 목소리가 말을 건다. 앱 화면에는 생수, 라면, 커피 등 생필품 11개 그림이 함께 떠 있다. 아직은 미국 공상과학(SF) 영화 '그녀(Her)'에 등장하는 연인 같은 인공지능(AI) 사만다처럼 인간과 헷갈릴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롯데닷컴 앱에서 간단한 생필품을 정하고 크기와 용량 묶음을 말해 선택하면 바로 결제 화면으로 넘어가니 확실히 편리하다. 다른 일로 손이 여유 없는 사람이나 눈이 침침해 작은 모바일 화면이 부담되는 장년층에게는 효과 만점이다.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좀 더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 15조원 규모로 급팽창하고 있는 모바일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 업체들끼리 '한 끗 차이' 기술과 서비스 경쟁도 치열하다.

롯데닷컴은 음성 인터페이스 기반 대화형 커머스 앱 베타서비스를 23일 시작했다. AI 스피커 없이 스마트폰 앱만으로도 음성을 인식해 상품 주문에서 배송까지 연동되는 서비스다. 업계에서 롯데닷컴이 처음 시작했다.

올해 음성으로 상품 검색과 배송 확인 서비스까지는 진행됐으나 이제 주문까지 음성으로 처리된다. 롯데닷컴 관계자는 "단일 옵션 상품 가운데 고객의 반복 구매가 잦은 생수와 즉석밥, 라면 등 60여 가지 식품군 위주로 시작하고 순차적으로 적용 상품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11번가는 SK텔레콤 AI 기기 '누구'와 연계해 추천 상품 10가지와 추천 도서 10가지 중에서 음성으로 주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리아, 11번가 추천 상품 알려줘" 혹은 "11번가 추천 도서 뭐 있어"라고 물으면 추천 상품을 말로 답해준다. 고객이 이어서 "주문해줘"라고 말하면 결제에서 배송까지 음성으로 한번에 이뤄진다. 11번가는 또 챗봇(대화형 로봇) 기능을 통해 문자 채팅창에서 고객의 문장 속에 담긴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최적의 답을 제시하기도 한다.

현대홈쇼핑은 모바일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고객이 스마트폰을 터치해 상품을 주문하는 '보이는 ARS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휴대폰에 현대H몰 앱을 설치하고 TV홈쇼핑을 시청하다가 ARS 주문번호로 전화하면 자동으로 연결된다. ARS 음성을 들으면서 스마트폰 화면에 나오는 상품명과 사이즈, 주소 등을 터치하고 주문하면 된다.

현대홈쇼핑에 따르면 기존 ARS는 숫자판과 텍스트가 겹쳐 나오기 때문에 고객이 화면을 잘못 터치하는 등 불편한 경우가 많았다. 반면 이달 초부터 '보이는 ARS'를 시범 운영해본 결과 주문시간이 기존 ARS보다 10초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홈쇼핑은 내년 상반기 중 주문 외에 배송문의·취소·교환·반품 등 ARS 전 부문에 '보이는 ARS' 확대 도입을 추진 중이다.

롯데그룹은 모바일·온라인 쇼핑족의 고령화 추세에 발맞춰 음성 인식 시스템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닷컴은 2019년 상반기에 AI 기반 음성 상담과 추천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진성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은 "인구 고령화 등 변화에 따라 '보이스 커머스'가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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