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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미 FCC, 망중립성 원칙 폐기안 발표..실리콘밸리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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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망중립성 정책을 뒤집는 최종안을 2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로써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가 웹 콘텐츠를 차단하거나 감속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망중립성 원칙이 2년만에 폐기수순을 밟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에 따르면 FCC는 이날 이같이 밝히며 최종안을 다음달 14일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밝혔다. CNN은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이 주도해 만든 이 안이 현 FCC 위원 분포를 감안할 때 확실히 통과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FCC가 이날 공개한 최종안은 광대역 인터넷 액세스를 통신법상의 '타이틀 2' 대신에 '타이틀 1'로 변경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ISP를 '공공 서비스'가 아닌 '정보 서비스'로 변경해 시장의 원칙에 따라 작동되도록 한다는 의미다.

기존의 망중립성 정책은 ISP를 공공 서비스로 분류해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데이터의 내용이나 양에 따라 데이터 속도나 망 이용료를 차별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번 최종안에서는 ISP가 정보서비스로 분류돼 ISP가 합법적으로 인터넷 트래픽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거나 특정 앱이나 서비스를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파이 위원장은 "자유시장 원칙에 반하는 망중립성은 폐기돼야 한다"면서 "오바마 정부의 규칙들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져왔고 불확실성이 성장의 적이 됐다"고 주장했다.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 출신의 파이 위원장이 FCC 수장에 임명되자 시장에서는 버라이즌이나 컴캐스트에 유리하도록 망중립성 정책을 폐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최종안이 공개되자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페이스북의 에린 에건 공공 정책 담당 부사장은 "최종안은 인터넷이 모든 사람에게 공개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망중립성 보호를 유지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구글도 성명을 내고 "그동안 망중립성은 소비자들을 위해 제대로 작동됐다. 이에 반하는 FCC 안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 역시 "특정 기업을 위한 망중립성의 폐기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버라이즌 등이 자사나 슬링 TV의 속도를 저하해 버라이즌의 동영상 스트리밍 자회사인 파이오스 등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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