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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수능]“올해가 마지막, 내년은 없다”…수험생 위한 한목소리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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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23일 서울 곳곳 시험장은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응원의 열기로 뜨거웠다. 수능 한파가 닥친 영하의 차가운 날씨에 털모자와 목도리, 장갑 등으로 중무장한 학생들은 목소리를 높이며 선배들을 응원했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수능 일주일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었지만 수험생들은 대체로 침착함을 유지한 채 시험에 집중했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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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7시 서울 송파구 잠실고 앞에서 학생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사진=최용준 기자

■후배들 응원전 ‘후끈’…발걸음 못 떼는 학부모들
제16시험지구 제16시험장인 송파구 잠실고 주변은 이날 새벽부터 “할 수 있어”, “만점이 보인다”, “수능 대박” 등 후배들의 구호로 떠들썩했다. 보인고와 배재고, 영동일고 학생들은 학교별 교가를 부르며 응원 삼파전을 벌였다. ‘형들이 최고예요’, ‘펜이 가는 곳마다 정답’ 등 문구가 적힌 팻말도 선배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배재고 2학년 이미르군(18)은 “(응원하기) 좋은 자리를 잡으려고 새벽 4시에 나왔다”고 말했다. 보인고 1학년 김도현군(17)은 “나도 (수능이)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형들이 빨리 붙어서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선유고와 영신고, 장훈고 등 학생 30여명은 제13시험지구 제12시험장인 영등포구 여의도고 정문 옆으로 늘어서 ‘열공한 형님들, 수능 대박’, ‘1등급 주인공은 너야 너’, ‘니 답이 정답’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제12시험지구 제13시험장인 인창고 앞도 경성고와 숭문고, 은평고, 한성고 등에서 나온 학생들로 북적였다.

오전 6시부터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자리를 지켰다는 영신고 박연수양(18·여)은 “선배들이 대박 터뜨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나머지 학생들은 “올해가 마지막이고 내년은 없다”며 “내년에 같이 시험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뜨거운 응원의 열기 속에 곳곳에는 두 손을 모으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학부모들도 많았다. 새벽부터 나온 학부모들은 자녀가 시험장으로 들어갈 때까지 까치발을 하고 기다렸으며, 자녀의 입실을 확인하고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리를 뜨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2년 전 대학에 입학한 큰딸과 함께 나온 김선영씨(49·여)는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하며 “조금만 더 있다가 갈 것”이라고 했다. 김주열씨(53)는 수험생 딸을 들여보낸 뒤 “담담하다”며 웃어 보였다.

현모씨(48·여)는 “아들이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알기에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지진 때문에 어수선하고 마음이 불안하겠지만 다들 이겨내고 준비한 만큼 다 발휘할 수 있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모씨(52)는 “혹시나 시험장에 잘못 왔으면 빨리 다시 데려다줘야 하니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며 “최선을 다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후배와 학부모 등의 응원에 수험생들은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긴장된 얼굴로 후배들이 건넨 초콜릿과 우유, 손난로 등을 들고 빠른 걸음으로 교문을 통과했다. 구로고 박모군(19)은 “수능이 연기되면서 생일에 시험을 치르게 됐다”며 “좋은 성적 받으면 최고의 생일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올해가 세 번째인데 이번에는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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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선유고, 영신고, 장훈고 등에서 온 후배들이 수능을 치는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사진=김유아 기자

■지각 수험생 속출…택시 타고 경찰차 타고 ‘헐레벌떡’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시험장 곳곳에서 지각 수험생이 속출했다. 시험장 입실 시간인 오전 8시10분이 가까워지면서 급히 뛰어 들어가는 수험생들이 눈에 띄었다.

오전 7시53분께 여의도고에는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와 함께 경찰차량이 도착했다. 경찰차에서 내린 학생은 서둘러 시험장을 향해 뛰어갔다. 학생을 태우고 온 경찰관은 “구일역 근처에서 학생을 태우자마자 사이렌을 켜고 약 15분 만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오전 7시57분께 서초구 서초고에서는 교문을 들어선 한 학생과 학부모가 안내하는 교사와 함께 급히 뛰쳐나와 교문 옆에 대기하던 경찰차에 올라탔다. 시험장을 착각해 인근 다른 학교로 온 것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수능은 이날 오전 8시40분부터 오후 5시40분까지 전국 85개 시험지구 118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올해 수능에는 59만3527명이 응시해 지난해 60만5987명보다 인원이 2.1% 줄었다. 경찰은 연인원 1만8000여명을 투입해 수능 안전관리에 나섰다.

jun@fnnews.com 박준형 김유아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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