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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의식잃은 6세 소년 살린 3인의 스튜어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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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대한항공 승무원 3인, 터키 이스탄불서 호흡곤란 겪던 6세 소년 응급처치로 구조]

머니투데이

지난 10월 터키 이스탄불의 한 호텔에서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3명이 호흡곤란을 겪던 6세 소년의 생명을 구했다. 왼쪽부터 백나리(29), 서유나(32), 최지혜(27) 승무원./사진=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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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 없던 아이가 울음을 터뜨린 그 순간이 지금까지 제가 승무원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이었습니다."

지난 10월 28일 터키 이스탄불의 한 호텔에서 의식과 호흡 없이 쓰러져 있던 6살 남자아이의 목숨을 구한 백나리(29), 서유나(32), 최지혜(27)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들은 당시 다급했던 15분간의 시간을 떠올리며 "안전훈련에서 배운 대로 3명이 함께 실행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경 이들은 이스탄불 와우호텔의 10층에서 도와달라는 다급한 목소리를 들었다. 백나리 승무원은 "처음에는 엄마의 비명소리를 테러가 나서 소리치는 것으로 들었다. 이슬람어와 영어가 섞였는데 '헬프'를 듣고 이스탄불이 위험 도시이긴 하지만 3명이니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에 바로 호텔방 바깥으로 나갔다"고 말했다.

백나리 승무원이 재빨리 호텔 로비로 내려가 위급 사태를 알리고 의료진 호출을 요청하는 사이 최지혜, 서유나 2명은 2인 1조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가슴압박 30회와 인공호흡 2회가 CPR 1세트이며, 세트를 4차례 실시하자 기적적으로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그전까지 아이는 두 눈이 뒤집힌 채로 축 처져 의식이 없었으며, 아이의 엄마는 필사적으로 아이의 입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으면서 숨을 돌리려 하고 있었다. 옷도 제대로 입지 않았을 정도로 경황이 없었던 아이의 엄마는 CPR에 대해서는 기본 지식이 없었다.

서유나 승무원은 "대한항공 승무원 5000여명 모두가 하는 일이라 저희가 특별히 잘한 것이 없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최지혜 승무원은 "승무원을 단순 서비스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며 "땀을 뻘뻘 흘리며 안전훈련 교육을 받는데, 기내에서 승객들이 혈액순환이 안되서 쓰러지거나 아기들이 열이 나는 등 돌발 상황이 많이 발생해 실습 내용을 실제 활용하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이들 세 승무원은 정기 안전훈련을 지난 8, 9, 10월에 각각 받았다. 백나리 승무원은 "화재 등 비상 상황 발생시 역할분담을 즉각적으로 하도록 교육받으며, 항공의료 분야의 간호사들이 응급구조가 잘된 사례를 공유하고 가르쳐 준다. 최근에 받았던 응급구조시 시간 체크 교육도 도움이 됐다. 1시 10분에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으며, 10분이 지난 20분에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와우 호텔 측은 "10월 28일 발생한 긴급한 상황은 관련 지식이 있는 분의 응급조치를 필요로 했으며, 환자를 잘 돌봐준 덕분에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승무원분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는 내용의 감사 서신을 지난 14일 대한항공에 전달했다.

대한항공은 신입 승무원에게 3주간 안전훈련을 실시하며, 매년 승무원을 대상으로 항공기 운항 중 발생할 수 있는 비정상 상황에 대비해 비상탈출, 화재진압, 항공보안 등이 담긴 정기 안전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CPR과 응급처치 등에 대한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CPR은 건강상태와 반응 확인, 도움요청, 가슴압박, 인공호흡, 자동심장제세동기(AED) 사용을 교육한다. 혼자 발견했을 때 시행하는 1인 심폐소생술과 도움 요청이 있는 2인 심폐소생술을 모두 실습,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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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터키 이스탄불의 한 호텔에서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3명이 호흡곤란을 겪던 6세 소년의 생명을 구했다. 왼쪽부터 백나리(29), 서유나(32), 최지혜(27) 승무원./사진=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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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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