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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김종대 “환자에 대한 예의 아냐” 발언에 정의당 홍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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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북한 귀순병 의료정보 공개를 둘러싼 김종대 의원의 발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정의당 일부 당원들이 당원게시판을 통해 김 의원 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지난해 ‘메갈리아’ 옹호 논란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경향신문

김종대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는 북한군 추격조로부터 사격을 당해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부정당했다”며 “사경을 헤매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되어 또 인격의 테러를 당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병사를 통해 북한은 기생충의 나라, 더러운 나라, 혐오스러운 나라가 됐다”며 “저는 기생충의 나라 북한보다 그걸 까발리는 관음증의 나라, 이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2일 오전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나라 의료법 제19조에서는 의료에 종사하는 자는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환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더러 의료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발언 사실이 알려진 21일부터 정의당 당원게시판에는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항의하는 글이 50여건 올라왔다. 일부 당원은 “탈당”을 언급하기도 했고, 김종대 의원의 사과나 출당을 요구하는 글도 있었다.

한 당원은 “죽기 직전 사람을 살린 의사에게 할말은 아닌 것 같다”며 “환자의 현재 상태가 이렇고 이런 문제들이 있어서 앞으로 이렇게 치료하겠다고 하는 건데 그걸 비방해 의료진의 사기를 떨어뜨리다니 이게 말이되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원은 “국회의원이라면 이국종 아주대학교 교수를 비판하여 SNS에 의혹을 남발하시는 것보단 직접 국회에서 의원들께 공론화를 시켜 의혹에 대해 검증을 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종대 의원의 발언을 지지하는 글도 더러 있었다. 한 당원은 “한 개인의 신상에 대한 세세한 정보를 개인이 의식불명 상태에 있는 상황에 언론과 대중에 동의없이 오픈하는건 개인에 대한 국가적 폭력”이라며 “김종대 의원을 지지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자 정의당 안팎에서는 지난해 ‘메갈리아’ 논란 때처럼 당원들의 탈당 사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당원게시판의 김 의원 비판글이 실제 탈당계 접수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의당 관계자는 “곤혹스럽다”면서도 “탈당이 속출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의당 일각에서는 군 정보기관의 수술실 접근과 언론의 과도한 취재열기를 지적한 김 의원의 발언이 이국종 교수에 대한 비난으로 번진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김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의사는 ‘나는 오직 환자를 살리는 사람’이라며 언론의 과도한 관심과 정략적인 외부 시선에 대해 절규하듯이 저항했다”며 “기자회견 역시 의사가 원해서 한 것이 아니라 국가기관과 병원 측의 압박에 의한 것임을 실토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기자회견이 끝나고 또 찾아가 괴롭히던 기자들은 다음 날 몸 안의 기생충에 대해 대서특필하는 보도를 내보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의당은 23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을지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대 의원도 조만간 사과의 뜻을 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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