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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조태용 전 외교차관 "北 목표, 한반도 군사적 우위 확보…핵, 우리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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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트럼프 측과 접촉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조태용 단장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조태용 전 외교차관은 22일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고, 북핵 문제는 우리에게 더 절실한 문제가 됐다고 진단했다.

조 전 차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핵무장한 북한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한반도미래포럼 토론회에서 "북한 (핵 개발) 목표의 하한선은 '생존'이겠지만, 상한선은 달라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은 탈냉전 이후 지속되어 온 한반도의 전략적 군사적 균형을 근본적으로 바꿔 우위를 잡는 것을 목표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본다면 북한 핵 문제는 국제적인 문제라기보다 우리에게 더 절실한 문제가 됐다. 한국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나갈 방향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조 전 차관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통해 전략적 군사적 균형을 일거에 바꿀 수 있냐는 문제는,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북한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됐고, 완성단계로 가는 건 맞지만 북한은 2차 공격 능력과 자생능력이 없기 때문에 북핵은 (북한에) 자살폭탄"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포럼 토론회에서는 협상 입구를 낮추는 데 대한 우려도 나왔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미국이 선택한 전략이 최대 압박을 통한 관여인데, 말은 근사한데 실체는 부실하다"며 "실제로는 불충분한 압박과 성급하고 어설픈 과도한 대화열기가 이 전략의 실체"라고 말했다.

천 전 수석은 이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잠시 멈추면 대화할 수 있다는, (대화의) 조건이 사실상 없어진 거나 다름없다"며 "김정은에게 주도권을 넘겨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천 수석은 그러면서 향후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다음에 이걸 기초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배치만 포기하고 나머지는 인정할 것을 요구하거나, 일종의 '동결'을 조건으로 대북제재 해제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조 전 차관은 "현 단계 우리 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는 전쟁이 아니라 잘못된 협상을 통해 북한의 전략적 목표를 이뤄주는 것"이라며 "그것을 경계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전 차관은 아울러 "협상이 잘돼 국익과 안보에 도움이 되는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북한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압박'으로 복원하는 메커니즘이 들어가야 하고, 안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부분(훈련 중단)에 대해서는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iki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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