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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차은택 징역 3년…KT 인사개입 박근혜도 공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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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최순실씨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하며 이권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광고감독 차은택 씨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측근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각종 이권에 개입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22일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을 KT에 대한 강요죄 공범으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포스코 계열 광고사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 혐의(강요미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차씨에게 징역 3년형을 선고했다.

차씨와 함께 기소된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뇌물 수수액 3700여만원을 추징했다.

공범으로 기소된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와 김경태 전 모스코스 이사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지만 2년간 집행유예됐다.

김홍탁 전 모스코스 대표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모스코스는 최씨와 차 전 단장 등이 설립한 광고회사다.

차 전 단장과 송 전 원장은 최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과 공모해 한상규 컴투게더 대표에 매각된 포레카 지분을 강탈하려다 실패한 혐의로 기소됐다.

차 전 단장은 안 전 수석과 공모해 자신의 지인 이동수 씨를 KT 전무에 앉히고 최씨가 실소유한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를 KT 광고 대행사로 선정되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도 받았다.

2006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아프리카픽처스 운영 자금 20억여원을 횡령하고, 이를 숨기려 허위로 만든 직원 계좌에 돈을 넣어 세탁한 혐의도 있다.

송 전 원장은 머큐리포스트로부터 영업 도움 명목으로 법인카드를 받는 식으로 3700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하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위증한 혐의 등도 받았다.

재판부는 차 전 단장의 혐의 가운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만 무죄로 보고 나머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차 전 단장이 최씨에게 플레이그라운드의 KT 광고대행사 선정을 부탁했고, 안 전 수석이 황창규 KT 회장에게 'VIP 관심사항'을 언급하며 이를 요구했다고 판단해 강요 부분 유죄를 인정했다.

차 전 단장이 최씨를 통해 이동수 전 KT 전무의 채용을 부탁한 적이 있다고 자인했고, 당시 황 회장이 기업의 불이익을 우려해 별도 조직을 만들면서 이 전 전무를 채용했다는 강요 부분도 유죄로 봤다.

반면 같은 혐의로 묶인 직권남용죄의 경우 '공무원이 외형과 달리 실제로는 권한을 남용한 경우'에 속하므로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이 부분은 유죄로 인정된 강요와 상상적 경합에 해당돼 주문에서는 무죄 선고를 따로 하지 않았다. 상상적 경합은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포함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이날 선고에서 재판부는 검찰보다 적극적인 해석을 내놨다. 검찰은 일반 사기업에 특정 개인의 채용과 보직변경을 요구한 점은 대통령과 경제수석의 일반적 권한에 속하지만 남용이라고 봤다.

반면 재판부는 기업 자유 원칙에 따라 박 전 대통령과 안 전 수석이 사기업에 대한 일반적 직무 권한이 없다고 판단했다.

차 전 단장의 양형 이유를 설명할 때는 광고사 선정과 이 전 전무 채용 등 KT에 대한 강요 혐의에 대해 박 전 대통령과 안 전 수석, 최씨와의 공모 관계를 인정했다.

다만 포레카 지분 강탈은 미수에 그친 점, 회삿돈 횡령액 상당 부분을 변제하고 부동산 소유권을 회사에 이전하는 등 노력한 사실을 반영했다.

이범종 기자 joker@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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