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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마오 이후 최대 시진핑 신격화…"중국에 禍" 반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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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중, 시진핑 신격화 한창


【베이징=AP/뉴시스】유세진 기자 = 그가 10대 시절 노동을 했던 마을은 성지가 됐다. 그가 심은 나무는 우상이 됐고 국영 언론들은 끝없이 그를 찬양하고 있다. 민간 기업인들은 그의 연설을 칭송하며 외우고 대학에는 그의 이론을 연구하는 새 학과들이 생겨났다.

중국 공산당 총서기로 재선되며 집권 2기를 시작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이야기이다. 지금 중국에선 1976년 중국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毛澤東) 사망 이후 최대 규모의 개인 우상화 작업이 펼쳐지고 있는데 그 중심에 바로 시진핑이 있다.

지난 17일 저녁 국영 CCTV의 뉴스 앵커는 뉴스 도중 시 주석이 시민들과 만나는 장면을 내보내며 아무 말 없이 4분이 넘게 박수만 치기도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에 대해 "인민의 종복이자 경쟁자가 없는 조타수"라고 칭했다. 신화통신은 또 시 주석이 집권 1기 동안 6000만명을 빈곤에서 탈출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는 모든 중국 국영 매체들에서 지겨울 정도로 반복됐다.

베이징의 정치평론가 장리판(章立凡)은 "우리는 지금 마오 시대 때처럼 새로운 신을 만드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인터넷이나 정보 소식통과 접하면 이러한 (공산)당의 노력은 무색해진다. 반체제주의자들은 심각한 탄압을 겪고 있는데 헛된 충성 구호만 난무하는 격이다"라고 덧붙였다.

장은 이어 "마오 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마음 속 깊이에서부터 마오를 믿었다. 지금은 단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충성을 보이려는 것일 뿐이다. 일종의 퍼포먼스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시 주석과 펑리위안((彭麗媛) 부부는 자금성에서 만찬을 대접하며 중국의 오랜 문화를 자랑, 시 주석이 세계적 지도자임을 과시했다.

지난달 중국 공산당대회에서 당총서기로 재선된 것은 시 주석에 대한 신격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공산당 당헌에 마오쩌둥 및 1979년 중국의 경제 개혁을 시작한 덩샤오핑(鄧小平)과 나란히 이름을 올려 마오 이후 가장 막강한 중국 지도자로 지위를 강화했다.

중국 지방 관리들은 시진핑의 지도력 강화를 위해 온갖 창의적(?)인 방안들을 찾아내고 있다. 시 주석이 8년 전 허난(河南)성 란카오(蘭考)현에 심은 오동나무는 황제수(皇帝樹)로 불리며 지방 관리들의 필수 참배 장소로 떠올랐다.

남부 구이저우(貴州)성의 한 지역 신문은 시진핑을 '위대한 영도자'(Great Leader)로 불러 마치 마오 시절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중국의 많은 최고 부호들과 기업가들은 시진핑에 대한 칭송 대열에 뛰어들고 있다. 다롄완다(大連万達) 그룹의 왕졘린(王健林) 회장은 시진핑의 연설을 들으며 감정이 가슴이 압도된다고 말했고 HNA 그룹의 천펑(陳峰) 회장은 중국의 발전은 시진핑 총서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진핑이 5년 간 당서기로 일했던 저장(浙江)성 성정부는 '내가 좋아하는 시진핑 어록'을 만들어 이를 암송하는 캠페인을 펴고 있는데 이는 문화혁명 시절 마오쩌뚱 어록 '나의 작은 붉은 책'을 암송하게 했던 것을 연상시킨다.

시진핑의 아버지 시중쉰(習仲勳)이 마오쩌둥에 숙청당했을 당시 시진핑이 6년 간 하방당했던 산시(陝西)성 량자허(梁家河) 마을은 이제 공산당원들의 성지순례 장소가 됐다.

그러나 시진핑의 진정한 인기는 객관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존재하지 않아 알 수 없다. 하지만 공식 선전매체들에 시 주석의 이미지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마오쩌둥이 신격화되던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아픈 기억들을 되살린다고 말하고 있다.

베이징의 또다른 정치평론가 후싱더우(胡星斗)는 "개인 우상화는 중국에 큰 화(禍)를 가져올 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이미 그에 대한 교훈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단지 특정 인물이나 특정 그룹만의 이해일 뿐 다른 사람들에게는 의미없고 해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dbtpw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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