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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검은김정일의 퇴진]②혼돈 속 짐바브웨, '제 2의 소말리아'로 전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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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한 무가베 대통령의 뒤를 이어 집권이 예상되는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짐바브웨 부통령 모습(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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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37년간 독재권력을 휘두르던 무가베 대통령이 축출되면서 향후 짐바브웨 정국이 어떻게 변모할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짐바브웨는 아프리카 동남부 일대에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을 뿐만 아니라 금, 다이아몬드, 백금, 크롬 등 주요 희귀자원의 보고라 그동안 열강들이 본격적인 시장개방을 기다리며 눈독들인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번 짐바브웨 군부의 쿠데타 배후에 중국이 있다는 이야기까지 돌면서 향후 짐바브웨의 정정불안이 이어질지, 민주정권 탄생까지 개혁이 가능할지 여러 시나리오들이 나오고있다.

일단 당장 짐바브웨 정국은 무가베의 뒤를 이어 원래 후계자로 거론되던 군부 지도자인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이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음난가그와는 무가베와 함께 짐바브웨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인물 중 한명이자 수십년간 함께 한 수하로서 무가베 못지 않은 권력욕과 폭압성을 나타냈던 인물로 알려져있다. 음난가그와는 무가베에 비하면 정치수완이 훨씬 뛰어난 인물로 알려져있긴 하지만 독재정권 성격이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음난가그와는 지난 6일 무가베로부터 갑작스럽게 해임되기 전까지만 해도 무가베에 이어 '2인자'로 군림할 정도로 짐바브웨 내에서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2014년 부통령에 임명되기 전까지 보안·재무·국방·법무장관을 비롯한 정부 요직을 두루 거쳤고 집권당 소속으로 하원 의장을 맡기도 했다. 무자비하고 과격하면서도 빈틈없는 성격과 태도로 짐바브웨 국민 사이에서 '악어'라고 불리며 무가베에 이어 두번째로 두려워하는 인물로 손꼽혀왔다. 무가베에 반대하던 은데벨레 부족 학살에도 간여하는 등 악명을 떨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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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의 광부들 모습. 짐바브웨는 금, 백금, 다이아몬드, 크롬 등 각종 자원의 보고로 알려져있어 정정불안에 대해 열강들의 관심이 지대한 지역 중 하나다.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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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변수는 이번 군사쿠데타를 주도한 콘스탄티노 치웬가 사령관의 향후 행보다. 지난 16일 홍콩 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들에 따르면, 치웬가 사령관이 쿠데타 이전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중국 인민해방군 지휘부와 회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정부는 이 회동은 통상적 군사교류였다고 못박았지만, 쿠데타 계획을 받았거나 적어도 사전통보는 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과의 친밀도나 군부 내 입지 등을 고려했을 때, 중국과의 커넥션이 의심되는 치웬가 사령관이 향후 군부 쿠데타를 주도한다면 짐바브웨 정국은 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음난가그와가 무가베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일경우, 군부 쿠데타가 또다시 일어날 위험성이 상존해 있기 때문에 '제2의 소말리아'가 될 수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말리아는 내전이 심화되면서 이슬람 반군과 정부사이 내전이 10년 넘게 진행 중이고 남부지역은 그 틈을 타고 알카에다 지부가 들어와 지배하고 있다. '아랍의 봄' 이후 정정불안이 심화되며 테러리즘 확산을 경험한 북아프리카의 전철을 밟게 될 수도 있다는 것. 다만 별다른 부존자원이 없어 열강들의 관심에서 벗어나있는 소말리아와 달리 각종 자원의 보고인 짐바브웨의 경우엔 열강들의 빠른 개입이 예상되기 때문에 소말리아와 같은 상황까지 치닫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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