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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가난한 사람을 위한 가난한 교회가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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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장, '가난한 예수' 출간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하느님이 가난한 사람을 선택했듯이 그리스도교는 가난한 사람을 선택해야 하며, 예수가 가난하게 살았듯이 교회는 가난한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그리스도교는 가난하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교회도 아닙니다. 부자와 권력자에 의지해 종교 조직의 안정을 꾀합니다."

평신도 신학자인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 소장이 누가(루가)복음 해설서인 '가난한 예수'(동녘 펴냄)를 출간했다.

마르코복음 해설서인 '슬픈 예수', 마태복음 해설서인 '행동하는 예수'에 이어 펴낸 세 번째 4대 복음 해설서다.

저자가 생각하는 누가복음의 주제는 '가난한 예수'다. 누가복음의 예수는 가난한 사람을 먼저 선택하고 일방적으로 편애하기 때문이다. 루가는 죄보다 불평등을 중요한 주제로 삼고 가난한 사람들과 가난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루가의 가르침에 따라 교회는 가톨릭 신도나 이웃 종교보다 먼저 가난한 사람을 챙겨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은 그들이 우리 형제자매라는 사실을 단순히 인정하고 아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형제자매가 됨으로써 그들이 겪는 위험을 우리 스스로 함께 지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 '지금 한국에 왜 '루가'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가난한 교회도 아니고 가난한 사람을 위한 교회도 아닌" 한국 교회를 비판하기도 한다.

그는 "한국 천주교회에 널리 퍼진 성직자 중심주의에서 군국주의 냄새가 심하게 난다. 개신교가 자본주의 방식을 교회 운영 원리로 도입한 잘못처럼 천주교회는 전제주의 정치 체제를 수입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한다.

"하느님은 권력자를 심판하고 부자를 내쫓으며 가난한 이를 편 드는 분"이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부자와 권력자를 엄하게 다스리지 못하고 오히려 잘 대접하는 교회의 현실도 비판한다.

남미 엘살바도르 중앙아메리카대학에서 해방신학을 공부한 저자는 가난하고 억압받는 이들의 입장에서 교리를 해석하는 해방신학의 관점으로 성서와 현실을 바라본다. 앞으로 요한복음 해설서인 '기쁜 예수'를 집필해 4대 복음 해설서를 완성할 예정이다.

672쪽. 2만5천원.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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