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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한인 85명 입국거부 "관광 아닌 영리 목적이라 거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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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한국인 85명이 미국 입국을 거부당해 송환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22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 시간) 최장 90일간 합법 체류를 허가하는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던 한국인 85명이 무더기로 입국을 거부당했다.

이들 중에는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상당수 포함됐는데 일부가 입국심사 과정에서 미국 내 농장에서 농작물을 길러 팔겠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ESTA는 관광 등의 목적으로 방문할 경우에만 무비자로 입국을 허가하는데 이들이 방문 목적 외 다른 목적으로 입국하려 했다는 것이 거부의 이유다.

현지 소식통은 "몇몇 사람이 입국심사 과정에서 '농장에서 일하면서 과일이나 채소를 길러 내다 팔겠다'고 말하면서 일행 모두가 입국이 거부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애틀랜타 연방세관국경보호국(CBP) 관계자에 따르면 2대의 비행기로 각각 입국했지만 같은 장소에 같은 목적으로 방문하는 일행으로 파악하고 85명 전원에 대해 입국을 거부하고 보호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의 방문 목적이 관광이 아닌 영리 추구를 위한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CBP와 외교부는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이유로 이들의 입국 목적과 단체명 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애틀랜타 총영사관과 CBP 관계자, 관련 여행사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현지 소식통에게 이 같은 내용이 전해졌다.

다만, 입국을 거부당하는 과정에서 통역과 편의시설이 제공됐으며, 부당한 대우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85명은 대구 지역의 한 민간단체 소속으로 수련회 차원에서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종교적 목적이었는지 등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또 이들은 입국 후 거주지 주소를 모두가 동일하게 기입했지만 가공의 주소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36명은 20일 대한항공 직항노선을 통해, 나머지 49명은 직항노선이 없어 디트로이트와 시애틀을 경유하는 다 른 항공편으로 귀국했다. 이들의 소식은 인솔 여행사에서 주미대사관에 연락하면서 알려졌고,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은 CBP에 접촉해 경위를 파악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CBP를 통해 입국 거절의 이유를 다시 정확히 파악하고, 귀국한 분들을 인터뷰해서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계도해야 할 것 같다"면서 "국민들께도 입국 거절의 이유를 알려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2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던 한국인 1명이 경유지인 하와이에서 미국 입국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매년 10여 건 이내의 입국거부 사례가 발생하지만 당사자가 소속 국가 대사관에 연락해주길 원할 경우만 우리 측 집계에 잡혀 실제 입국거부 건수는 이 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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