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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스마트폰으로 이식되는 인공지능…모바일 AP 기반 머신러닝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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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텐서플로우 라이트 버전 내놓아
화웨이·애플 중심으로 모바일 AP 기반 머신러닝 확산
한계 가까워진 반도체 공정 미세화, 인텔식 해법에 주목

스마트폰에 인공지능(AI) 칩을 도입해 모바일 기기의 연산 기능을 고도화하는 트렌드가 세계 전자·IT업계 큰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애플, 화웨이, ARM 등이 잇달아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지원하는 칩 디자인을 내놓은 데 이어 구글이 주로 데이터센터 내 서버에서 처리해오던 인공지능 연산을 모바일 기기로 분산·처리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여기에 인텔이 작은 모바일 칩으로 대용량 연산이 가능하도록 모바일 반도체 공정 미세화에 나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반 머신 러닝이 크게 확산될 전망이다.

조선비즈

인텔 제공



◆ 모바일 머신러닝 기술 확산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은 텐서플로우를 모바일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라이트 베타'를 공개했다. 텐서플로우란 구글이 오픈소스로 공개한 머신러닝 라이브러리다. 통상 머신러닝은 데이터센터 내부의 고성능 서버에서 구현되지만, 사물인터넷 등의 확산으로 머신러닝 연산이 필요한 단말기들이 급증하면서 모바일과 임베디드 장치에도 머신러닝 기능이 탑재되어야 할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앞서 중국 화웨이는 지난 9월 유럽 최대 IT 전시회인 ‘IFA 2017’에서 모바일용 NPU(Neural Processing Unit, 신경망 프로세싱 유닛)인 '기린970'을 공개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이 칩은 인간의 뇌 신경망을 본 떠 만든 제품으로, 기존 모바일 프로세서와 비교해 에너지 효율성 50배, 연산 성능 25배에 달한다.

애플은 올해 신형 아이폰에 탑재된 'A11 바이오닉'에 머신러닝 기능을 담당하는 NPU 영역을 추가했다. A11 바이오닉은 1초에 6000억번 이상을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데, 이를 통해 아이폰X에 탑재된 페이스ID, 애니모지 등 기타 기능을 좀 더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외에도 증강현살(AR) 앱, 3D 게임의 원활한 구동에도 A11 바이오닉에 탑재된 NPU가 힘을 보탠다.

모바일용 AP 생태계를 장악한 ARM 역시 더 혁신적인 칩 설계를 위해 올해 다이내믹(DynamIQ)이라는 신기술을 선보였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AI 등 초고속 연산에 쓰였던 기술을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등 기기에도 적용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다.

◆ 인텔 등 모바일 프로세서 공정 미세화 도전

모바일 프로세서의 설계만큼이나 중요한 건 바로 제조 공정이다. 아무리 뛰어난 머신러닝 칩 설계도가 있어도 실제로 이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이 없다면 의미가 무색해진다. 그동안 모바일 칩 파운드리 분야에서 기술 경쟁을 주도해온 삼성전자, TSMC의 미세공정 전환 속도가 둔화된 상황에서 최근 인텔이 10나노 공정 기반의 3.5GHz 모바일 프로세서 출시 계획을 밝혔다.

현재 퀄컴, 애플, 화웨이, 삼성전자 등 대부분의 모바일 칩 설계·제조업체들은 대부분 ARM이 제공하는 표준 디자인을 따르거나 일부 수정하는 방식으로 모바일 칩을 설계한다. 인텔의 경우 한때 x86 아키텍처로 ARM과 경쟁했지만 지난해 열린 인텔개발자회의(IDF)에서 ARM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전격 발표하며 ARM 기반의 모바일 칩 생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인텔이 내놓을 10나노 공정 기반의 모바일 프로세서는 1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사이즈에서 삼성전자가 5160만개, TSMC는 4800만개의 트랜지스터를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모바일 칩 제조 공정이 머신러닝 등 고도화된 기능 구현에 더 용이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인텔이 모바일 칩 분야에 제조 경쟁력을 집중시키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업체의 한 관계자는 "인텔의 최근 기술 로드맵을 살펴보면, 미세공정뿐만 아니라 셀 크기를 최적화해 회로 자체의 밀도를 높이려는 셀의 구조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며 "삼성, TSMC 등이 주도해온 공정 미세화가 점점 한계에 접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텔식 해법이 성공한다면 모바일 머신 러닝이 크게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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