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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제2의 DJ냐 YS냐' 국민의당 프레임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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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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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과 통합에 대한 끝장토론 의원총회를 하루 앞둔 20일 국민의당 내 안철수계와 비안철수계의 프레임 전쟁에 불이 붙었다.

안철수계는 바른정당과 통합을 ‘미래를 위한 기득권 교체’로 규정하고 ‘미래 대 과거’ 프레임을 내세웠다.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DJP연합’에 비유하며 우호적 여론 결집을 시도했다.

반면 호남·진보파를 중심으로 한 비안철수계는 바른정당과 통합을 ‘적폐연대’로 보고 ‘평화개혁 대 적폐’ 구도를 강조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3당 합당을 연상시키며 호남에 반대 여론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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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후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당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연대와 통합이 필요하다, 그래야 지긋지긋한 양당정치로의 회귀를 막을 수 있다”며 “당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데 꼭 함께 해달라”고 밝혔다. 현재 정국의 흐름을 ‘양당정치로의 회귀’로 진단하고 바른정당과 연대·통합을 ‘새로운 미래’로 본 것이다.

호남·진보파 의원들이 제동을 걸더라도 당원들의 힘을 통해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안 대표는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서도 “의원들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당의 주인은 당원이고 의원 뿐 아니라 원외위원장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바른정당 의원들과 국민통합포럼을 꾸린 이언주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바른정당과 통합은 정치권의 낡은 기득권을 교체하는 차원”이라며 “(당내 견해차가) 결국 미래세력과 과거세력의 대결처럼 갈 가능성이 많은데 과거세력을 따라서 나가실 분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천정배 전 대표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그동안 안 대표의 태도로 봐선 물러서는 듯하면서 정책연대·선거연대로 점진적으로 가려고 할텐데 전 그것도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개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채로 뭉개고 가선 안된다. 어느 정도의 분란을 무릅쓰고라도 공개적으로 강력하게 노선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안 대표는 중도보수 쪽에 경도돼 있다”며 “개혁 추구보다는 어떻게 하든지 문재인 정부에 반대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 박지원 전 대표 등 비안철수계 의원들은 당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의견그룹인 ‘평화개혁연대’(가칭)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안 대표 측은 “DJ는 군부 세력이었던 김종필과 ‘DJP연합’을 통해 대권을 잡았다”며 당의 외연을 확장을 위해 바른정당과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두 당의 연대는 3당 합당이 만든 거대양당체제의 균열을 가하는 시도다. 3당 합당이 아니라 DJP연합에 그 정신이 닿아있다”며 “안 대표는 YS가 아닌 DJ의 길을 가고 있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자꾸 DJP연합 하는데 우리는 자민련과 통합하지 않고 연대를 했다”면서 “DJ는 JP화되지 않았다. 보수의 아이콘인 JP가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협력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가) 3당 통합의 길로, 제2의 YS의 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 전 대표도 “노태우 집단과 YS가 야합한 역사가 반복돼선 안된다”고 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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