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0 (금)

틸러슨, 30개국 외교장관 만난 자리서 아프리카에 "北과 관계 끊어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북한과 외교·무역 등의 거래가 빈번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향해 북한과의 외교 단절을 강력 촉구했다.

틸러슨 장관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아프리카 30여 개국 외교장관이 참석한 행사에서 "북한의 불법적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려면 아프리카를 포함한 모든 나라가 평화적인 대북 압박작전에 동참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북한이 무기를 수출하거나 노동자를 파견하는 등의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이 아프리카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틸러슨 장관은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전면 이행해야 한다"며 "북한과의 외교관계 격하, 무역 축소, 자국 내 북한 노동자 추방 등 추가적인 외교·경제적 압박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북한이 진정한 안보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현 노선을 버리고 다른 미래에 대한 의미 있는 대화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북한 정권을 고립시키는 것이 현재로서는 세계 평화와 안정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수단이 아프리카 국가로는 처음으로 북한과의 교역 중단을 선언했다고 미국 국무부가 공개했다. 국무부는 "수단 외교부의 북한과의 모든 교역 및 군사관계 단절 선언을 환영하며 이 약속이 완전히 이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수단의 대북 외교 단절로 지난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북한에 대해 외교적 제재를 가한 나라는 7개국으로 늘어났다.

한편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은 17일(현지시간) 지난 6개월간 한국과 태국 등지에서 인터뷰한 탈북자 20여 명의 증언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묘사한 '김정은 정권 아래의 삶'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2013년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전화연결원으로 일하다 탈북한 40대 후반 인사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 사람들은 장마당에서 구한 USB를 TV에 꽂아 남한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있다. 배터리나 쌀 등 일반 물품을 파는 상인들은 USB를 카운터 아래에 숨겨 놓고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판매한다. 장마당에서 "오늘 뭐 맛있는 거 있어요?" 하는 것이 새로 들여온 USB가 있는지 묻는 말이다.

북한의 경제는 제 기능을 이미 상실했다. 2014년 탈북한 40대 의사는 "의사 월급은 3500원쯤 되는데 이 돈은 쌀 1㎏을 사기에도 모자란 액수"라며 "나는 북한 약초를 중국에 밀매했고 그 돈으로 가전제품을 북한에 밀수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처럼 민간경제가 거의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 북한 주민들은 집에서 만든 두부를 팔거나 마약 거래, 밀수 등의 방식으로 각자도생하고 있다는 것이 WP의 분석이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