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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뼈 한 조각만이라도”…단원고 미수습자 빈소 ‘통곡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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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끊이지 않는 조문 행렬 “가는 길 파도 한점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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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그들은 부둥켜안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 19일 오전 11시30분께 경기도 안산시 안산제일장례식장. 세월호 참사 이후 3년여간 이어진 수중 수색과 선체 수습 과정에도 끝내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양승진(사고 당시 59세) 교사의 부인이 조문 온 20대 여성 2명을 꼭 감싸 안았다. “양지고 제자들이에요.” 그 순간 굵은 눈물방울이 연신 바닥으로 떨어졌다. 양 교사는 단원고 이전에 양지고에서 근무했다. 2010년 졸업했다는 제자들은 “담임 선생님은 아니었지만, 마지막 가시는 길 국화꽃 한 송이 놓아드리고 싶었다”며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안산제일장례식장에는 양 교사와 함께 세월호 미수습자 명단 있는 단원고 박영인·남현철(당시 17살)군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장례식장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이날 김상곤 교육부장관을 비롯해 정치권 인사, 일반 시민들의 조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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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객들은 끝내 돌아오지 못한 세 사람의 영정을 앞에 두고 눈물을 훔치며 애도했다. 조문객들은 층별로 따로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빠짐없이 방문해 유가족들과 아픔을 함께 나눴다. 세월호 진실 규명을 위해 함께 싸워온 416안산시민연대 소속 관계자들의 합동 조문을 받은 유족들은 그들의 어깨를 다독였다. 애써 억눌렀던 감정이 복받친 영인군의 부모는 결국 눈물을 쏟아냈다.

장례식장 입구에는 “뼈 한 조각만이라도….”, “가시는 길에는 파도 한점 없길…” 등 고인을 애도하고 추모하는 포스트잇 수백장이 붙어 있었다. “진실의 봄,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지도록 끝까지 노력할게.”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했다. 실 낮 같은 희망을 품고 3년여 동안 칼바람 맞으며 세월호 곁을 지킨 유가족의 건강을 염려하는 이들의 마음이 전해지는 듯 메모를 읽는 시민들의 눈시울마저 붉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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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목표에서 열린 추도식부터 이날까지 빈소를 지킨 제종길 안산시장은 “주검 없이 치르는 장례식에 유족의 아픔은 아직도 가라앉지 않았다. 1313일 동안의 아픔 잊고, 하루빨리 마음 추스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목포 신항 청사 2층 강당에서 미수습자 합동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 당일 4·16가족협의회 유가족들은 이들을 배웅하는 정치인 행렬을 향해 “세월호는 사고가 아니다.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세월호 2기 특조위 특별법을 반드시 제정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미수습자 5명의 가족들은 18~20일 사흘장을 치른다. 단원고 희상자 유품은 20일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된 뒤 다른 희생자들이 안치된 평택 서호공원으로 옮겨진다. 권재근(당시 52살)씨와 아들 혁규(당시 7살)군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유품은 20일 인천가족공원에 마련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 안치된다.

글·사진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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