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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한은, “은행 부문 개방 시 통화정책 영향력 크게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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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렸을 경우, 국채 3개월물(파란선)과 대출금리(빨간선)에 미치는 영향을 벡터자기회귀(VAR) 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 /한국은행



은행 부문이 개방돼 해외 은행이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할 경우 통화 정책 효과가 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은행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차입해 가계나 기업에 대출하기 때문에 그만큼 기준금리 인상이 대출 금리 상승을 유발하는 강도가 내려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19일 발간한 ‘소규모 개방경제의 은행부문 개방이 통화정책 파급경로에 미치는 영향(Bank Globalization and Monetary Policy Transmission in Small Open Economies)’ 보고서에서 한국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에서 은행 부문이 완전 개방됐을 경우와, 해외 은행이 국내에서 활동하지 않아 국제금융 시장을 통한 자금 차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나누어 기준금리 인상 영향을 각각 분석했다. 이를 위해 소규모 개방경제를 가정한 동적확률일반균형(DSGE) 모형을 사용해 모의실험했다.

그 결과 은행 부문이 완전히 개방됐을 경우 중앙은행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리면, 가계 대출 금리와 기업 대출 금리는 각각 0.02%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금리 인상 효과가 거의 없어지는 셈이다. 반면 은행 부문이 개방되지 않아 국내에서 영업하는 은행들의 자금 조달이 국제 금융시장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경우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효과는 가계는 0.13%포인트, 기업은 0.09%포인트로 각각 나타났다.

반면 해외 주요국 기준금리 변화가 국내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는 정도는 은행 개방이 이뤄졌을 때 더 컸다. 은행 부문이 완전히 개방될 경우 주요국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대출금리는 0.04%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은행 부문이 개방돼 있지 않을 경우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이 대출금리에 미치는 효과는 0.01%포인트에 불과했다.

실제로 주요국들을 대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변화를 벡터자기회귀(VAR) 모형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미국, 캐나다 등 은행 부문 개방 정도가 낮은 나라에 비해 한국, 뉴질랜드, 스위스 등의 대출 금리 인상 폭은 훨씬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소인환 국제국 과장은 “통화정책 수행 시 국내 은행의 대외 익스포저,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대해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ca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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