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성 앞서워 신속대응 전력 강화 나서
서부 방어 주력 부대를 기동사단으로 전환
노후화된 전차·장갑차, 최신형으로 대체
사고 논란 기종 '오스프리'도 도입 강행
미·일 신밀월시대를 맞은 일본 자위대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유사시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파워와 속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일본판 해병대’인 육상자위대(육자대) 예하 수륙기동단 창설을 4개월여 앞두고 실시한 실전훈련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날 훈련의 주인공은 육자대였다. 상륙용 공기부양정인 LCAC 1척과 소형 보트 7척에 나눠 탄 육자대 대원 90명이 기습 상륙해 적을 소탕하고 해상과 공중에선 화력 지원을 한다는 시나리오로 훈련은 진행됐다.
훈련에 나선 대원들은 나가사키현 사세보시에 주둔 중인 서부방면 보통과(보병) 연대 소속. 내년 3월 2100명 규모로 창설되는 수륙기동단의 핵심 멤버들이다.
이날 훈련을 참관한 가와노 가쓰토시(河野克俊) 통합막료장(합참의장)은 “그동안 자위대의 수륙 양용 작전 능력은 취약한 부분이었다”며 “한 걸음씩 착실히 향상시켜야만 한다”고 말했다.
육자대 병력은 자위대 전체 병력의 60%(13만8000명)를 차지한다. 그러나 규모만 컸지, 섬나라 특성상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의 활동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다. 장비 교체 등에서도 늘 뒷순위로 밀렸다.
그랬던 육자대가 상륙전력을 강화하는 등 최근 들어 급변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자위대 구조개혁의 핵심 목표로 삼아 육자대 전력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화두는 유사시 신속한 대응, 즉 기동성 강화다. 우선 통합막료장 밑에 전국의 육상전력을 통합 운용하는 컨트롤타워인 ‘육상총대’를 신설했다. 그리고 공수부대에 해당하는 공정단(空挺?), 상륙부대인 수륙기동단, 수송 및 대전차 공격에 특화된 헬기단 등을 육상총대 직할부대로 재편했다.
지난 8월 24일 시즈오카현 고텐바시 소재 히가시후지 연습장에서 열린 일본 육상자위대의 연례 사격 훈련 '후지종합화력연습'에서 육상자위대 대원들이 치누크 헬기에서 강습하고 있다. [사진 EPA]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차 및 장갑차 등 노후화된 각종 장비의 교체다. 육자대가 도입한 4세대 최신형 일본산 전차인 ‘10식 전차’는 기존 전차들(74식·90식)보다 월등히 뛰어난 첨단 통신전자장비와 경량성을 자랑한다. 2010년 처음 일반에 공개되면서 ‘10식’으로 명명됐다.
10식 전차는 현대전에 적합한 C4I(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 체계를 탑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육자대가 보유한 공격형 헬기인 AH-64D 아파치 롱보우 등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입체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일본 육상자위대가 보유한 AH-64D 아파치 롱보우 헬기. [사진 육상자위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해 처음 모습을 드러낸 ‘16식 기동장갑차’는 10식 전차와 함께 육자대의 기동성을 끌어올릴 쌍두마차로 꼽힌다. 16식 기동장갑차는 과거 주력 전차였던 74식 전차와 같은 크기의 포(52구경 105㎜)를 장착하고 있다. 그런데도 최대속도가 시속 100㎞ 정도로 기동성이 뛰어나다. 전체적으로 미 육군의 최신 장갑차인 M1128 스트라이커 MGS에 맞먹는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일반도로를 달릴 수 있고, 수송기를 이용해 도서 지역으로 신속한 이동 배치도 용이해 게릴라전에 적합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8월 27일 시즈오카현 고텐바시 소재 히가시후지 연습장에서 열린 일본 육상자위대의 연례 사격 훈련 '후지종합화력연습'에서 자위대가 올해 도입을 시작한 수륙양용차(AAV)가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이 지상 전력 강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병력 전체가 중국의 1개 군구 육군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한계가 분명하다"며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육자대의 신속대응전력 향상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