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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포항 지진으로 생겼다는 '액상화'는 무엇?…"물이 부글부글 끓어 솟아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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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포항 대성아파트 E동(왼쪽)은 액상화 지진으로 인해 기운 것으로 추정됐다. 오른쪽은 1964년 발생한 일본 중북부 니가타현 지진으로 기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으로 지반이 액체와 같은 상태로 변화하는 '액상화' 현상으로 땅이 내려앉은 것이 발견됐다.

17일 KBS에 따르면 포항 지진으로 논 곳곳에 나타난 액상화 현상은 지금까지 우리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던 처음 있는 일이다.

경재복 교원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흙탕물이 올라온 만큼 그 지역이 가라앉으니까 위에 만약에 구조물이나 건물이 있다면 이것이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연구팀도 현재 포항 진앙 인근에서 액상화 현상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 교수 연구팀 이성준(지질환경과학과·박사과정)씨는 국제신문을 통해 "지진 발생 당시 '물이 부글부글 끓으며 솟아오르더라'는 주민의 증언을 확보했다. 그 전에는 밭 전체가 바싹 말라 있었고, 지진 후 지금까지 이 지역에 비가 온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일본 도쿄 도시정비국 또한 액상화 현상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액상화(液相化·liquefaction)라는 용어는 1950년대 일본 학계에서 나온 말로 알려졌으며 액상화를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반이 액체 상태로되는 현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해당 현상은 1964년 발생한 일본 중북부에 위치한 니가타현 지진으로 처음 주목받았다.

당시 깊이 34km 진원에서 규모 7.5으로 발생한 지진으로 26명이 목숨을 잃었고 강변에 세워진 아파트 8채 중 3채가 기울어진 모습이 그대로 TV로 방송돼 일본 열도에 충격을 안겼다.

아울러 인근 석유 저장소가 무너지면서 해안까지 번진 기름에는 12일 동안 불이 붙어 있기도 했다.

지진 발생으로 진동이 반복되면 지반 속 모래 알갱이는 뿔뿔이 흩어지는 반면, 지하수 압력은 커져 물과 모래가 분리되는 액상화때문에 도쿄 도시정비국은 "기초 공사가 약한 목조 건물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포항 일대는 부드러운 퇴적층이 쌓여있는 연약한 지반이 형성돼있어 지진 발생 당시 진동이 증폭돼 단단한 화강암 지대인 경주보다 피해가 컸다는 분석도 나왔다.

뉴스팀 chunjaeh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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