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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포항지진] "거처 마련해 준다더니 감감"…이재민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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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월 후속조치...이재민들 더욱 힘들게해

포항CBS 김대기 기자

노컷뉴스

(사진=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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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발생한 지진에 피해를 본 포항지역 이재민들이 계속되는 대피소 생활에 지쳐가고 있다.

하지만 건물 안전진단과 임시 거주처 선정 등 후속 조치는 느리기만 해 이재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18일 오전 8시 기준 1천361명의 이재민이 12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포항 북구 장성동 크리스탈 원룸, 두호동 시영아파트, 환호동 대동빌라 등은 전파됐고, 흥해읍 대성아파트는 반파되는 등 1천90채가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현재 18곳에 사용이 제한됐고, 특히 대성아파트 등 5곳은 출입 자체가 금지된 상태이다.

필로티 기중이 휘어져 출입이 금지된 크리스탈원룸 입주자 김 모(51)씨는 “잠바 하나 걸치고 나온게 다이다”면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데 들어갈 엄두가 안난다”고 전했다.

이처럼 지진 피해를 입은 이재민이 가장 머물고 있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흥해실내체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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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아침에 보금자리를 잃고 이 곳에서 지낸 게 벌써 나흘째이다.

딱딱한 바닥에서 새우잠을 자고 제대로 씻지도 못하다보니 주민 모두 지쳐가고 있다.

이재민 김 모(65·여)씨는 “처음에는 정신이 없어 몰랐는데 여기저기 온몸이 아프다”면서 “바닥에 며칠 자니 허리도 아프고 배 멀리하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대성아파트 주민이라는 60대 여성은 “내 집이 휘어진 그 동 5층이다”면서 “소방관들이 들어갈 때 같이 가봤는데 문 자체가 안 열려서 못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님도 당 대표님도 거처를 마련해 준다고 했는데 며칠째 아무 소식이 없다”면서 “집에 다시 들어갈 수 없는 사람들은 먼저 LH 빈집으로 옮길수 없냐”고 하소연했다.

이재민들의 대피소 생활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여진도 여진이지만, 집에 다시 들어가기 위해선 안전 진단과 수리 등의 절차가 필요한데 사유재산이라 개개인이 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흥해읍 주민 박 모(60)씨는 “단순히 불안해 집에 못가는 사람들은 몰라도 집이 무너질려고 해서 못가는 사람이 문제이다”면서 “맨몸으로 뛰쳐 나온 이재민들이 언제 안전검사를 하고 수리까지 하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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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재민 대책의 하나로 임시 거주공간 지원방안을 내놨지만, 이 역시 멀기만한 이야기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7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를 찾아 “LH공사의 빈집 160채에 이재민들이 임시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LH 임대주택에 난방·수도 등 즉시 입주가 가능하도록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하지만, 포항시 측은 관련사항을 뉴스를 통해 들었고, 추진되는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LH쪽에서는 어떻게 준비하는지 모르겠지만, 시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들어가는지 검토한게 없다”면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사이 이재민들은 날이 갈수록 건강 이상을 호소하고 약에 의존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대피소 의료진은 “머리가 아프다거나 놀라서 소화가 안 된다는 분들께 약을 처방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경황이 없어 모르고 있다가 이제 몸의 이상을 느끼거나 몸이 안좋아지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면서 “지진 발생 일주일 후쯤에는 트라우마로 인한 정신건강을 호소하는 이재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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