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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D-7 수능 특강·찹쌀떡은 '세일'…일주일 미뤄진 수능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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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 단기 특강 '반짝 특수'…제과점은 떡·초콜릿 못 팔아 '울상'

절에서는 합격기원 기도기간도 연장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17일 서울 관악구의 한 제과점에 수능용 떡 세트가 진열돼있다. 수능이 일주일 미뤄지면서 판매가 부진하자 이 제과점은 제품을 20% 할인해 판매했다. 2017.11.17. pc@yna.co.kr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미뤄지면서 고3 수험생을 비롯한 학부모와 학원가의 시계가 일주일 전으로 돌아갔다.

학원가를 중심으로 '수능 D-7 특강'이 다시 성행하고 수험생 자녀를 위한 학부모들의 '111일 기도'는 '118일 기도'가 됐다. 또 동네 제과점들은 합격 기원 떡이나 초콜릿 처리 때문에 울상짓고 있다.

17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는 수능이 일주일 미뤄지면서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노골적인 홍보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학원에 개별 접촉해보면 '일대일 맞춤형 속성 수업'이 가능하다는 분위기였다.

한 사회탐구 전문학원 관계자는 "시간도 촉박하고 홍보할 여력도 없어서 특강은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면서도 "시간이 맞는 강사가 있으면 학생과 개별적으로 연결해줄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학원 관계자는 "개별 수업이 가능하다"며 "하루에 2시간씩 매일 수업한다면 일주일에 150만 원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이 정도가 대치동의 평균적인 가격"이라고 답했다.

목동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이모(44)씨는 "수능이 연기되면서 학부모 사이에서 '족집게'로 소문난 일부 강사들은 소수정예 막판 특강으로 큰돈을 번다는 소문이 퍼졌다"며 "10명 정도 모아놓고 7일간 하루에 2∼4시간씩 강의를 하고서 1인당 수백만 원에서 1천만 원까지 받는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 강의를 주로 하는 교육업체들도 분주해졌다. 한 온라인 교육기업의 홈페이지에는 수능이 연기되며 현재 수강 중인 강좌를 1주일 연장한다는 공지글이 올라왔다. 일주일간 인터넷 수능 강좌를 모든 수험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거나 수능 최종점검을 위한 '파이널 강좌' 패키지를 할인해 판매한다는 공지글도 다수 눈에 띄었다.

수능 연기로 학부모들의 마음은 타들어 갔다. 혹시나 수능 연기가 자녀에게 영향을 간절한 마음으로 사찰을 찾는 부모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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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수능이 일주일 미뤄지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종합학원에서는 수험생들을 위해 무료로 과목별 특강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2017.11.17. [학원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서울 조계사는 지난 7월 28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수능 수험생들의 원만한 학업성취를 기원하는 '화엄성중 기도회'를 111일 동안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수능이 연기됨에 따라 오는 23일까지 기간을 연장했다. 기도회는 총 118일이 됐다.

조계사 측은 "지난 15일까지는 자녀를 위한 화엄성중 기도회에 200∼300명 정도의 신자가 참여했다"며 "수능이 연기된 이후로도 100여 명가량이 꾸준히 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제과점과 떡집은 수능 당일을 대비해 만들어 놓은 떡을 미처 팔지 못해 울상이다.

서울 강서구 등촌역 인근의 한 빵집에서는 수능을 앞두고 초콜릿, 찹쌀떡을 포장한 세트를 여러개 준비했지만, 수능이 연기된 탓에 재고품만 잔뜩 쌓였다.

이 가게에서 일하는 40대 여성은 "수능일을 위해 케이크도 평소보다 조금 더 만들고 초콜릿, 찹쌀떡도 준비했는데 아예 판매가 되지 않는다"면서 "냉장고에 일단 뒀는데 오래 두면 제품이 상할까 걱정"이라고 속상해했다.

또 '합격 빵', '합격 떡'을 대량으로 준비한 일부 제과점에서는 '특별할인' 행사까지 열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서울 관악구의 한 프랜차이즈 빵집에서는 입구에 떡과 빵을 쌓아두고 '20% 할인' 판매 홍보를 하고 있었다.

점원 정모(45·여)씨는 "15일 연기됐다는 뉴스가 나오자마자 손님들 발길이 뚝 떨어졌다"며 "보통 유통기한이 3∼4일 정도라 급한 대로 할인 판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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