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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틀새 환율 20원 폭락하자…외환당국 팔 걷어부쳤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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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환율 1093원까지 급락…1년2개월來 최저

'원화 초강세' 요인 겹쳐…당국 "하락 속도 부담"

당국 실개입 나서자…1090원 중후반 낙폭 축소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원·달러 환율이 17일 급락하면서, 장중 연 저점을 또 경신했다. 우리나라 원화가 미국 달러화 대비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093원까지 급락했다가 외환당국의 실개입 추정 물량에 1090원 중후반까지 상승한 상태다. 당국은 긴장 속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093.0원까지 환율 급락

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2시11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3.5원 하락한(원화가치 상승) 1097.9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10.9원이나 급락했는데, 이 레벨에서 추가로 더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전날 기록했던 직전 장중 연 최저점(1099.6원)보다도 낮다.

이날 장중 최저점은 1093.0원이었다. 지난해 9월29일(장중 1091.6원) 이후 거의 1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화 초강세라고 할 만하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4.4원 떨어진 1097.0원에 출발했다가, 장 초반 낙폭을 1093.0원까지 급격하게 키웠다. 당국은 이때 일부 쏠림현상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원화 강세 압력이 워낙 크다보니 시장 참가자들이 일제히 달러화를 싼 값에 내던지려 하는 데도, 사려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는 의미다. 거래가 사실상 멈춰버리는 이런 상황은 당국이 가장 경계하는 것이다.

이 즈음 한 외환당국 인사는 본지 통화에서 “환율 레벨보다는 속도에 부담이 있다”고 밝혔다.

이 인사는 “원화가 강세라는 것은 시장이 우리 경제를 그만큼 평가해주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면밀히 보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또다른 고위당국자도 “시장이 큰 펀더멘털 요인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아니면 쏠림현상이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그 속도는 너무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은 이같은 ‘코멘트’와 함께 1193원대를 사수하려는, 그러니까 달러화를 매수하는 ‘실개입 물량’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환율이 1093원까지 확 빠지자 당국의 실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전 중 환율이 1090원 중반대에서 횡보했을 때도 개입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미미했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은 전날만 해도 환율 급락에 적극 개입하지 않아 의구심을 샀다. 그러나 이틀새 20원 가까이 폭락하자, 거래를 트이는 차원에서 미세조정에 나선 것이다.

당국 한 관계자는 “오전 중 일부 쏠림이 감지됐다”면서도 “오후 들어서는 정상적으로 시장 내에서 사고 팔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환율이 1090원 초반대까지 내리면서 저점 인식에 따른 달러화 매수 수요도 조금씩 나온 것으로 관측된다.

이데일리

◇여전한 원화 초강세 기조

그럼에도 환율 레벨 자체는 여전히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화 초강세 기조가 바뀐 건 아니라는 뜻이다.

그만큼 재료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 ‘서프라이즈’ 경제 지표들이 계속 나오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와중에 북한 리스크는 완화하고 있고 외국인 투자자는 원화 자산을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109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1090원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1100원이라는 심리적 저항선이 뚫린 이후 다음 레벨은 1090원”이라면서 “지난해 9월 1090원대가 붕괴됐다가 곧바로 회복한 경험이 있어, 일단 1090원에서 지지력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90원대를 하회한 것은 지난해 9월7일(1089.7원) 이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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