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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성과·여성·외국인' 삼성 승진의 세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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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대규모 임원 인사

반도체·부품서 무려 99명 승진

최대 규모 승진 통해 실적 보상

여성 상무 7명, 상무급 2명 배출

내주 중 조직개편·인사 마무리

조선일보

/삼성전자 제공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확실시되는 삼성전자가 부사장 승진 27명 등 모두 221명을 승진시키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227명이 승진했던 2013년 말 이후 4년 만에 최대 규모 승진 인사다. 이번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성과주의다. 역대 최고 성과를 올리고 있는 반도체·부품(DS) 부문에서 12명의 발탁 승진을 포함해 무려 99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또 27명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폭넓은 CEO(최고경영자) 후보군을 키우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부사장 승진자들의 평균 연령은 54.1세로 이전과 비슷하다.

이 밖에 삼성종합기술원 장은주 마스터(상무급 연구원)가 여성 최초로 삼성전자 기술직 최고위직인 펠로(전무급 연구원)로 승진했고,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외국인 임원들도 대거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성과주의와 함께 외국인, 여성 임원 발탁을 통해 조직에 다양성을 불어넣고자 했다”고 말했다.

◇성과 있는 곳에 승진… 반도체에서만 99명 승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 12명, 전무 23명, 상무 52명 등을 배출했다. 2015년(58명)과 2016년(57명)에 비해 승진자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삼성 반도체 부문은 올 들어 매 분기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승진으로 성과에 걸맞은 보상을 해준 것이다. 특히 남석우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실장, 이규필 반도체연구소 메모리 실장이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하는 등 연구개발(R&D) 부문에서 반도체 부문 전체 승진자의 절반 이상이 나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부문의 성과가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력과 공정 관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을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스마트폰(IM) 부문 승진자는 39명, 소비자 가전(CE) 부문 승진자는 36명에 그쳤다.

이돈태(49) 디자인경영센터 부센터장과 안덕호(49) 반도체 부문 법무지원팀장은 40대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인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 개발을 주도해 2015년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받았던 장은주 마스터는 삼성전자 최초 여성 펠로에 올랐다. 이 밖에 반도체 부문에서 3명, 생활가전 사업부에서 2명 등 모두 7명의 여성 상무가 새로 배출됐고 상무급 여성 마스터도 2명 탄생했다. 이명진 전무와 백수현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각각 삼성전자의 투자자 업무와 홍보를 총괄하게 됐다. 김원경 북미총괄 대외협력팀장도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사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기획단 총괄팀장을 지낸 외교관 출신으로 최근 미국 정부의 통상 압력에 대한 대응을 맡고 있다.

반도체 부문 미주 메모리마케팅 담당인 제임스 엘리엇 상무는 삼성전자의 미주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여한 공로로 승진 연한보다 2년 빨리 전무를 달았다. 유럽 총괄 반도체판매법인장 더못 라이언 상무, 유럽 총괄 영국법인장 하드리안 바우만 상무, 인도 방갈로르연구소장인 디페쉬 샤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는 등 모두 9명의 외국인 임원이 승진했다. 삼성전자는 다음 주 중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다음 주부터 삼성 금융·물산 계열사 순차적 인사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부사장 3명, 전무 10명 등 36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이날 실시했다. 2012년 설립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이 개선되고 사업 확대가 이어지면서 연구개발, 제조기술, 영업·마케팅, 경영지원 등 각 부문에서 고르게 승진자가 나왔다”고 말했다.
IT 서비스 회사인 삼성SDS는 부사장 승진 2명을 비롯한 총 12명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여성 승진자는 전무와 상무에서 각각 2명씩 나오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부사장 1명을 비롯해 모두 16명, 삼성전기는 부사장 2명 등 총 14명이 승진했다.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생명·화재 등 금융 계열사와 물산·중공업 등 기타 계열사 승진 인사도 이르면 내주 중으로 단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관계자는 “금융 계열사를 시작으로 사장단 인사를 먼저 단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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