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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불붙은 코스닥 '거품 논란' 걱정 안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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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쏠림·타이밍 우려하는 투자자들

전망은 낙관이 우세 "실적 뒷받침·온기 확산…내년 1,000 갈것"

연합뉴스

연중 최고치 경신하는 코스닥
(서울=연합뉴스) 조현후 인턴기자 = 코스닥 지수가 전날 대비 11.57포인트(1.53%) 오른 768.03에 장을 마감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17.11.15 who@yna.co.kr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조민정 기자 = 코스닥의 질주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코스피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하던 코스닥의 놀라운 급등세에 개인투자자들의 '역대급' 차익실현이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지수가 상승할수록 투자자들의 우려도 함께 확산하고 있다.

2000년대 '벤처 붐'의 거품 붕괴가 재현되는건 아닐지, 특정 종목에 쏠림이 너무 심한 건 아닌지,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을지 등 관심에 비례해 불안도 커진다.

단기 급등한 지수의 과열 우려는 일부 증권가에서도 나온다.

실적을 비롯한 기초여건(펀더멘털)이 뚜렷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엇보다 정책적 수급이 지수 급등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6일 "상장한 지 1년도 안 된 신라젠[215600]의 시총이 한미약품[128940]보다 크다"며 "지금 코스닥시장은 상식적인 설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00년대 코스닥시장에서 정보기술(IT) 버블이 꺼질 때 9개월 사이에 지수가 82%가량 하락했다"면서 "지수가 지금보다 더 오를 수도 있겠지만, 그 끝은 아주 험악하고 처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이런 우려가 지나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창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으로 갈수록 코스피보다 코스닥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더 높게 나오고 있다"며 "최근의 강세장은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에서 2000년 당시 벤처 열풍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제약·바이오주의 상승 속도가 너무 빨라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코스닥지수 상승의 필요조건인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지수는 위로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코스닥 기업들의 올해(1∼9월) 누적 순이익은 5조3천496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8.4%나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율(34.2%)을 앞지른 것이다.

제약·바이오 등 일부 업종 쏠림 현상이 상승 흐름에 부정적인 요소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대장주 셀트리온[068270]의 코스피 이전 상장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이종우 센터장은 "어제로 셀트리온 3사의 시총 합이 현대차[005380]보다 커졌다"면서 "2000년 당시 IT주가 오를 때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고 지금의 바이오 주가 상승도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의 수급으로 코스닥이 오른다는 설명은 지수가 오르니까 찾아낸 이유일 뿐"이라며 "지금이 2000년 당시와 다르다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전문가가 특정 업종 '쏠림' 현상은 인정하면서도 분석과 전망에서는 비교적 '낙관'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김영준 센터장은 "제약·바이오주로의 쏠림이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코스닥 시총의 40%가 이 업종일 정도로 시장 자체가 이미 쏠려 있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기적으로 상승 속도가 둔화하거나 지수가 조정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그 이후에는 제약·바이오주에 쏠렸던 수급이 실적이 좋은 기업, 4차 산업혁명 기업으로 퍼지며 더 고른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목 본부장도 "상승 흐름이 내년에는 다른 종목으로도 확산할 것"이라며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상장도 이미 시장에 다 반영된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코스닥시장이 지금 들어가기에는 지수가 너무 많이 오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기업의 실적과 정부 정책, 수급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며 내년에도 코스닥시장이 강세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우세하다.

KB증권은 최근 별도 보고서를 통해 코스닥지수가 내년 1,000에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 국면에서 국내 중소형·코스닥 기업의 성장 모멘텀이 지속하고 이익 증가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벤처·창업활성화 지원 등 정부 정책과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 방안 등은 코스닥 상승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코스닥시장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에서 개별 종목보다는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이 위험을 분산한 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다는 조언도 나왔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시장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열리고 있지만 변동성이 크다는 리스크(위험)는 계속 유효하다"면서 "개인투자자의 경우 개별 기업에 투자하며 굳이 위험을 감당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내년 초 대주주 양도소득세율 인상에 대해 "연말 지수의 일시적인 조정 요인은 될 수 있겠으나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hyunmin623@yna.co.kr,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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