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24년 수능 사상 첫 '긴급 연기'…학력고사땐 문제지 도난에 연기(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올 수능 연기로 출제위원 700명도 일주일 더 '감금'

연합뉴스

수능 연기, 긴장감 흐르는 고사장
(세종=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정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를 발표한 15일 오후 세종시 성남고등학교 고사장에교사들이 긴급 호출되고 있다. cityboy@yna.co.kr



연합뉴스

수능 연기 발표 방송
(포항=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5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포항고등학교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수능 연기 발표 방송을 보고 있다. 2017.11.15 psykims@yna.co.kr (끝)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강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날 교육부는 수험생 안전이 우선이라며 16일 치러질 예정이던 2018학년도 수능을 23일로 일주일 연기했다.

재난재해 등 예상치 못한 일로 수능이 미뤄진 것은 1993년 수능(1994학년도 수능)이 시행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9년 연초부터 신종플루가 확산하면서 그해 수능을 늦춰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으나 실제 연기되지는 않았다.

당시 정부는 예정대로 수능을 치르되, 신종플루 확진·의심 수험생 분리 시험실을 설치하고 시험장마다 의사를 배치하는 등 방식으로 대처했다. 연말이 되면서 신종플루 확산이 진정된 점도 이런 결정에 영향을 줬다.

그해 2천707명의 수험생이 1천124개 시험장 중 895개에 설치된 분리 시험실에서 시험을 봤다. 신종플루 증상이 심해 병원에서 수능을 치른 수험생은 9명이었다.

연합뉴스

수능 문답지 지키는 사람들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포항 지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연기된 15일 오후 광주지역 수능 문답지가 보관돼 봉인된 문 앞을 경찰과 교육청 관계자들이 지키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수능 문답지는 오는 16일 새벽 각 고사장으로 배포될 예정이었으나, 수능이 연기되면서 1주일 동안 경찰의 밤샘 경비아래 보관된다. pch80@yna.co.kr



국가행사 때문에 수능이 미뤄진 적은 2번 있었다.

2005년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면서 수능이 애초 11월 17일에서 23일로 밀렸고, 2010년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때문에 11월 11일에서 18일로 수능이 연기됐다.

두 차례 모두 수능을 미루기로 연초부터 일찌감치 확정한 것이어서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지는 않았다.

수능연기는 복수정답과 대규모 부정행위 등 다사다난했던 수능사(史)에서도 '역대급' 일로 기록될 전망이다.

수능 체제 이전 학력고사 체제 때는 시험이 연기되는 일이 있었다.

1992년 후기 대입 학력고사를 하루 앞둔 1월21일 경기도 부천의 서울신학대학 보관창고에서 문제지 일부가 도난돼 20일이나 시험이 미뤄졌다.

연합뉴스

수능 문답지 보관장소 '보안 중'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15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제주시(94지구) 지역 문답지가 보관된 제주도교육청 보관장소 앞을 교육청 직원들이 지키고 있다. atoz@yna.co.kr



수능 체제 이후에는 문제지가 유출되거나 도난된 적은 없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모의평가 국어영역 문제가 학원강사에게 유출된 적 있었고 2010년에는 한 검정고시생이 경기 성남시 인쇄공장에서 수능 문제를 훔치려다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수능 연기로 전국으로 이미 배부된 수능 문제지를 일주일간 보관하는 일에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전국 85개 보관소마다 2교대로 하루에 경찰관 4명씩을 배치, 교육청 관계자와 합동으로 경비하기로 했다.

문제지 유출시도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와 형사 등 인력은 긴급 출동태세를 유지한다. 보관소 관할 지구대·파출소는 2시간마다 1차례 보관소 주변을 순찰하며 의심스러운 동향이 있는지 살필 예정이다.

수험생뿐 아니라 출제위원 700여명도 일주일간 추가 감금생활을 하게 됐다.

지난달 13일 합숙에 들어간 위원들은 이후 외부와 일체의 접촉이 금지된 채 수능 문제를 내왔다. 출제위원들뿐 아니라 이들을 돕는 지원·보안요원들도 연기된 수능이 끝날 때까지 합숙장소에서 나올 수 없게 됐다.

jylee24@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