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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49년 전 ‘살인의 추억’ …미제 사건 실마리 된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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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서울신문

왼쪽은 49년 전 사망한 폴 부스(당시 생후 18개월), 오른쪽은 폴의 의붓아버지이자 폴을 죽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데이비드 디어러브. 2015년 디어러브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한 70대 남성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한 장, 그것이 49년 동안 묻혀있던 미제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시작점이 됐다.

영국에 사는 데이비드 디어러브(71)는 49년 전인 1968년, 당시 재혼한 캐롤 부스와 그녀의 세 아이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그해 10월, 캐롤 부스의 아이 중 한 명이었던 생후 18개월의 폴 부스가 갑작스럽게 사망했는데, 당시 함께 있었던 의붓아버지 디어러브는 폴이 침대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폴은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세상을 떠났고, 당시 이 사건은 신문에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져 두개골 골절이 발생해 숨졌다’는 단신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47년이 지난 2015년, 폴의 형인 피터 부스는 우연히 의붓아버지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한 장을 봤다. 의붓아버지가 오래 전 세상을 떠난 동생 폴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이 사진을 본 피터는 오래 전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렸다. 동생이 사망했던 1968년, 당시 3살이었던 피터는 계단 틈 사이로 의붓아버지가 어린 동생 폴의 머리를 마구 가격하고 위아래로 심하게 흔드는 것을 목격했던 것.

너무 어린 시절의 기억이라 한때는 환영을 봤다고 생각했지만, 사진을 보는 순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다시 살아났다. 그는 곧바로 경찰서를 찾아가 의붓아버지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47년 동안 묻혀있던 사건은 사진 한 장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경찰은 피터의 증언을 토대로 폴의 의료기록 등을 재검토 했고, 폴의 죽음이 단순 사고가 아닌 고의적인 학대와 살인이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수사는 2년 동안 진행됐고 결국 디어러브는 49년 만에 유아 살인 및 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사건의 전말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디어러브의 아내이자 사망한 폴의 엄마인 캐롤 부스는 이미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디어러브가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죽은 폴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해당 사건을 폭로한 폴의 형과 또 다른 형제가 의붓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았다고 추가로 증언한 가운데, 디어러브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재판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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