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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네이버·카카오 “언론 독립·수익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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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배치 조작 사건이 발생한 상황에서 사람이 뉴스를 편집하는 방식을 유지할 생각은 없습니다. 기사 자동 배열 등 알고리즘을 정교화해서 올해 안에 가시적으로 뉴스 배치 개선 방안을 만들고 내년 1분기까지 결과를 낼 것입니다.”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지식정보서포트 전무)

“카카오의 스토리 펀딩은 독자를 (뉴스 제작을 지원하는) 참여자로 만들고, 스타 저널리스트를 따르는 팬으로 만듭니다. 독자들이 언론사의 브랜드를 인지하는 데도 도움을 주죠. 스토리 펀딩이라는 새 모델을 통해 수익이 분산되고 독자의 집중을 받지 못했던 언론사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임선영 카카오 포털부문 총괄 부사장)

한국언론진흥재단(KPF)이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2017 KPF 저널리즘 콘퍼런스’에서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언론과의 상생을 강조했다.

유봉석 네이버 전무는 “네이버는 뉴스 생산자와 수익을 나눠 가질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임선영 카카오 부사장은 “기존 언론이 할 수 없었던 일을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통해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 네이버 “언론사와 수익 배분 고심”…뉴스 배치 자동화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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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지식정보서포트 전무.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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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봉석 네이버 전무는 이날 링컨의 명언을 응용해 ‘of the publishers, by the publishers, for the publishers(생산자의, 생산자에 의한, 생산자를 위한)’라는 말로 네이버가 언론과 상생하기 위해 지향하는 모델을 소개했다.

네이버는 123개 언론사와 뉴스 제휴를 맺고 있다. 제휴를 맺은 언론사에는 정보 제공료를 지급한다. 네이버 PC 화면 중앙에 배열하는 언론사별 ‘뉴스 스탠드’는 164개 언론사가 이용하고 있다. 검색 결과로 뉴스를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언론사는 478개가 있다. 네이버는 뉴스제휴평가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바탕으로 검색 제휴 언론사를 정한다.

독자가 네이버를 통해 언론사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비중은 평균 56.7%인데, 일부 언론사는 이 비중이 70%에 달하기도 한다. 네이버 모바일 웹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방문자는 3000만명에 달한다. 현재 구조에서는 언론사가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기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유봉석 전무는 “네이버 플랫폼은 개별 언론사에 사용자 방문 수(트래픽)를 늘리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했다. 그는 또 “네이버는 취업, 영화, 여행, 결혼 등 13개 주제로 언론사와 제휴한 조인트 벤처를 만들어 ‘판’을 운영하며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트래픽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뉴스 메인 화면을 직접 편집하고 있다. 네이버 뉴스 스탠드에서는 제휴 언론사가 기사를 직접 배열할 수 있지만, 트래픽이 많지 않다.

최근 불거진 네이버의 뉴스 배치 조작 사건에 대해 유봉석 전무는 “뉴스 배치는 아직까지 자동화 알고리즘보다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면서 “그러나 연내 뉴스 배치 자동화 계획을 세우고 내년 1분기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 카카오, 펀딩 통해 정보를 넘어 경험까지 제공

조선비즈

임선영 카카오 포털부문 총괄 부사장.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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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언론이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정보 뒤에 독자가 보지 못한 이야기(story)를 전달하면 독자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스토리 펀딩’ 서비스를 시작했다.

임선영 부사장은 “1000명의 진정한 팬이 있다면 창작자가 먹고 살 수 있다”며 “언론사가 500명, 1000명을 대상으로하는 콘텐츠에 힘을 쏟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열독률이 높은 콘텐츠는 사용자가 찾는 콘텐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단순히 상품으로의 콘텐츠를 파는 데만 집중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후원자가 쉽게 후원할 수 있고 후원을 통해 새 경험을 하거나 후원에 대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형태로 스토리 펀딩을 만들었다.

한 예로, 억울한 누명을 쓴 장애인을 돕기 위해 기자와 변호사가 나선 스토리 펀딩은 5억원 가량의 후원을 받았다. 카카오는 후원 경험이 없는 사용자에게는 후원을 할 수 있도록 쿠폰을 준다. 또 콘텐츠 생산자가 수십, 수백명에게 하나하나 우편이나 온라인을 통해 줘야 하는 보상 배포를 카카오가 대신 해준다. 독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의 홍보도 돕는다.

임 부사장은 시사저널과 조선비즈의 스토리 펀딩 프로젝트도 소개했다. 특히 조선비즈가 진행한 ‘4차혁명보고서-로그인 투 매트릭스’의 경우 양질의 기사 뿐만 아니라 전문가를 만날 수 있는 콘퍼런스와 저녁 식사 기회를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고 평가했다.

보통 콘텐츠에 돈을 지불하게 하면 사용자 수는 기존 대비 10% 수준으로 떨어진다. 카카오는 결제 방식을 쉽게 하고 후원금 액수를 미리 지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후원자의 거부감을 줄였다. 스토리 펀딩 서비스의 누적 펀딩 금액은 127억원에 달한다. 1000명의 펀딩 팬을 확보한 창작자 수는 293명이다.

임 부사장은 “이용자는 콘텐츠를 사는게 아니라 사회적 변화, 새로운 이벤트에 기여하는 경험과 변화를 구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독자에게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경험을 제공하는 보상을 마련하는 스토리 펀딩의 경우 독자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kb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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