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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단독]오뚜기, 뒤늦은 참치캔 가격 인상..평균 5%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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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이후 5년여만…올초 동원F&B 인상 때보다도 10개월 늦어]

머니투데이

사진=오뚜기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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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가 참치캔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참치캔 1위 사업자인 동원F&B가 연초 가격 인상을 단행한 후 약 10개월 만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 1일부터 참치캔 5종에 대한 판매가를 평균 5% 올렸다. 이중 대표 제품인 오뚜기 마일드참치는 1210원에서 1250원으로 3.3% 인상했고 고추참치, 야채참치 등의 가격도 3~5%대 올렸다.

오뚜기가 참치캔 가격을 인상한 것은 2012년 8월 이후 5년3개월 만이다. 업계 1위인 동원F&B가 올 1월말 참치캔 18종에 대한 가격을 평균 5.1% 올린 것보다도 10개월이 늦다.

오뚜기 관계자는 "참치 어가가 지속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민물가 안정 차원에서 이를 감수해왔다"며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3~5% 수준으로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가다랑어 국제 시세는 2015년 상반기 톤당 평균 131만2000원에서 지속 상승해 지난해 말 195만6000원으로 49% 뛰었다. 올해도 기상환경 변화로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상승세가 이어져 지난달 9일 태국 방콕거래소 기준으로 톤당 2350달러(한화 약 262만원)를 찍기도 했다.

식품업계 일각에서는 오뚜기의 가격 인상이 이처럼 늦어진 원인으로 '착한 기업 컴플렉스'를 꼽기도 한다. 연초부터 가격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버티다 올린 배경에 '갓(God)뚜기' 별명이 있다는 분석이다. 식품업계는 통상 업계 1위가 가격을 올리면 후발주자들이 가격 인상 대열에 쉽게 합류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오뚜기는 올 9월 누계 기준 참치캔 시장 점유율이 8.7%로 업계 3위다.

오뚜기는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에서 현재 함영준 오뚜기 회장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1500억원대의 상속세를 납부한 것이 알려지면서 '갓뚜기' 별명을 얻었다. 이후에도 비정규직 없는 고용,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사업 등으로 유명세를 탔다. 별명 덕에 함 회장은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총수 간 간담회에 유일한 중견기업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회사 이미지는 개선됐지만, 영리법인인 오뚜기가 수익성 개선 작업을 주저하게 된 것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10년간 지속된 라면 가격 동결이다. 이에 오뚜기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6096억원으로 전년 대비 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59억원으로 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8%에서 7.2%로 축소됐다. 라면이 속한 면제품류 매출은 전체의 30%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높다.

다만 수익성은 훼손됐지만, 가격 동결에 '갓뚜기' 명성이 더해지면서 시장 점유율은 확대되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오뚜기 라면시장 점유율은 9월 누계 기준 25.3%로, 지난해 9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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